시진핑 부주석은 북한은 물론 한국과도 긴밀한 인연이 있는 지한파(知韓派)로 알려져 있다. 그가 부주석이 된 후 첫 해외방문 국가는 북한이었다. 그러나 그는 2005년 저장성 당서기 시절 한국을 찾았고 지난해 12월에도 국가부주석 자격으로 방한했다.

지난해 방한 때는 주한 중국대사와 차관급 인사 6명 등 58명의 주요 인사들이 대거 수행,차기 대권후보로서 그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방한기간 중 그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 김형오 국회의장과 정운찬 국무총리 등 정부와 정계의 최고위 인사들을 두루 만났다. 당시 청와대는 비서실장을 지낸 류우익 중국대사 내정자에게 '영예 수행대사' 역할을 맡겨 방한기간 동안 시 부주석을 밀착 동행토록 했다. 출국 직전에도 이 대통령이 조찬에 초청하는 등 최고 예우를 했다. 류 대사는 시 부주석에 대해 "한마디로 '중후'한 스타일"이라며 "생각이 깊고 정리를 잘하지만 쉽게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 신중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한 · 중 자유무역지대를 건설하는 것은 양국 간 지속적인 발전의 동력이 된다"며 "구동존이(求同存異 · 같은 것은 추구하고 다른 것은 남겨 둔다) 정신을 발휘해 조속한 시일 내에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을 수 있도록 유리한 조건을 만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인들은 부지런하고 지혜롭고 열정이 많다"며 덕담을 건네면서 "양국의 인적교류를 촉진해 양국 관계의 사회적 기초를 더욱 공고히 하자"고 강조했다.

시 부주석은 또 저장성 당서기로 있을 때 항저우에 있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의 복원을 승인하고 중앙 정부의 승인을 얻는 데 기여했던 인연이 있다. 당시 우리 정부는 그에게 '백범일지'를 선물하며 감사를 표시했다.

시 부주석은 2005년에도 저장성과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전라남도 초청으로 한국을 찾았다. 당시 그는 시 정부 간부 10여명과 60명의 무역사절단을 이끌고 방한,저장성 투자설명회와 인재교류회를 주관하는 한편 광양제철소 제주도 등을 방문했다. 이때 지금은 유엔 사무총장이 된 반기문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과 박준영 전남지사 등을 만나 친분을 쌓았다. 그해 11월 박 지사가 저장성을 답방했을 때에도 성장을 제치고 직접 환영만찬을 주재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