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전지로 움직이는 바람개비가 재미있었어요. 학교에서는 수업시간에 책으로 배우기만 했는데 직접 만들어 볼 수 있어 좋았어요. "

지난 7일 코오롱그룹이 운영하는 에너지 학교 '에코 롱롱'이 서울 하월곡동 숭곡초등학교에서 열렸다. 태양전지로 작동하는 배를 만들겠다는 꿈을 지닌 초등학교 5학년생 김찬우 어린이(12)는 그동안 눈으로만 배웠던 각종 실험들을 직접해보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찬우는 "내 다리로 자전거를 굴려서 선풍기를 돌린 게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면서 "하지만 페달을 밟는 건 진짜 힘들었다"며 웃었다.

이날 행사를 진행한 신은주 사회복지사는 "아이들이 평소에 비해 집중력과 관심도가 훨씬 높아 놀랍고 만족스러웠다"며 "수업이 끝난 뒤에도 질문을 계속하는 아이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체험중심의 에너지 학교 '에코 롱롱'

'에코 롱롱'은 '자연환경에서 얻을 수 있고(에코 · eco),오래도록 쓸 수 있는(롱롱 · long long) 에너지를 교육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코오롱그룹의 비영리 재단법인인 '꽃과 어린왕자'가 운영하는 국내 최초의 찾아가는 에너지 학교다.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초등학교 4~6학년 대상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작년 4월28일 경기도 안양 만안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지난 7월 말까지 90개 학교 및 기관에서 모두 239회,1만6502명을 대상으로 교육이 실시됐다. 방학기간인 7~8월에는 지역사회복지관이나 휴게소 등에서 특별프로그램을 시행한다.

'에코 롱롱'은 한정된 자원을 아끼고 나눌 수 있는 바른 방법을 알리고,태양광,풍력 등 미래 신재생 에너지를 어린이들이 직접 보고,만들면서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체험의 장을 제공한다. 직접 학교를 찾아 2교시(1시간40분)에 걸쳐 '햇빛버스 만들기' '에너지 올림픽' '워터롱롱 마라톤' 등 에너지와 물에 관한 10종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국내에 에너지 체험 교육에 대한 기회가 많지 않아 '에코 롱롱'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다. 설문조사 결과 다시 참여하겠다는 학생들이 97% 이상으로 나타났으며,'흥미있었다'는 답변도 92%에 달했다. 교사들도 방문형 교육과 다양한 체험 교구 등을 '에코 롱롱'의 장점으로 꼽으며,이 같은 프로그램이 늘어나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어린이들에게 에너지 중요성 알려

숭곡초등학교 행사에서도 어린이들은 호기심 가득한 모습으로 적극적으로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교사를 맡은 코오롱의 김윤원 대리는 "교육 초반엔 약간 낯설어하던 어린이들도 '에코 롱롱'차량이 트랜스포머처럼 변신할 때부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일반 숨바꼭질과는 다른 '에너지 숨바꼭질'을 할 땐 처음에 정답을 못 찾고 많이 헤매던 아이들도 서로 힘을 합해 미션을 잘 풀어나갔다"고 말했다.

코오롱은 '에코 롱롱'프로그램을 위해 태양광과 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를 적용해 이동 교실용 차량을 개조했다. 차량 윗부분에 설치된 다양한 종류의 태양 전지는 햇빛으로 발전기를 돌려 차량내부에 설치된 디스플레이를 가동시키고,풍력발전기는 차량 내부 주거공간의 전자제품을 가동시켜 어린이들이 에너지의 형태 변화를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날 어린이들은 고사리 같은 손에 드라이버를 잡고 나사를 끼우면서 풍력발전기를 직접 만들었으며,태양전지를 한 곳에 모아 햇빛버스를 만들어 자동차를 작동시키기도 했다.

햇빛버스 제작에 참여한 정재윤 어린이(12)는 "태양전지를 버스에 얹은 뒤에 버스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 전기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쓰이는지를 알 수 있었다"며 "앞으로 매일 이런 체험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가족봉사단도 10년째 운영

코오롱그룹은 '에코 롱롱'외에도 다양한 사회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룹 임직원 부인들로 구성된 코오롱가족사회봉사단은 2000년 6월 창단 이래 올해로 10년째를 맞고 있다.

200여명으로 구성돼 서울,경기,경상지역 등 전국 5개권역 13개 기관과 중국 장가항 지역 기관에서 소외받고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을 위해 자원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영유아 시설이나 노인 복지시설 등에서 어머니이자 딸로서 사랑 나눔을 실천하고 있으며,바자회를 열어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는 등 독거노인과 결식아동을 지원 중이다.

해마다 인재개발센터에서 저소득계층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어린이드림캠프'도 있다. 선발된 학생들은 1박2일 동안 자아계발 프로그램을 체험하며,회사로부터 1차 장학금 50만원을 포함해 중학교 3년 동안 매달 10만원씩 총 410만원의 장학금을 받는다.

또 지난해 여름부터는 본사 로비에서 미술 중심의 '코오롱 여름문화축제'를 열어 지역 주민들로부터 호평을 받 고 있다. 비영리재단법인인 오운문화재단 주관 아래 전국의 선행 미담 사례를 소개하고 우정선행상을 시상하는 '살맛나는 세상'캠페인도 대표적인 사회봉사활동이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