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업계와 지상파방송 3사 간의 방송프로그램 재전송 분쟁이 방송통신위원회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케이블TV 대표와 지상파방송 3사는 13일 서울 시내 모 음식점에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중재로 협상을 벌였지만 양측이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아 합의에 실패했다. 방통위는 이날 지상파방송사 측에는 케이블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취하하도록 하고 케이블 측에는 15일 오전 10시로 예정된 광고 재전송 중단을 철회하는 중재안을 제시했으나 양측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케이블 측은 지상파의 민 · 형사소송 취하는 물론 유료화를 전제로 하지 않는 협상만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지상파 측은 형사소송은 취하할 수 있지만 저작권료를 전제로 협상하자고 주장했다.

최 위원장은 "방송사와 케이블이 시청자를 볼모로 흥정하느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며 "대승적인 차원에서 각자가 양보하는 자세로 협상에 임해달라"고 요청했다.

방통위는 14일 케이블과 지상파 대표를 불러 중재 모임을 다시 갖기로 했다. 케이블 측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15일부터 하루 3시간 동안 KBS2,MBC,SBS 등 3개 지상파 채널의 광고 송출을 중단할 방침이다.

케이블 관계자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15일 오전 10시부터 3개 지상파 채널의 광고를 내보내지 않을 것"이라며 "다음 달부터는 프라임타임의 광고 송출도 중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중재 모임에는 김인규 KBS 사장,김재철 MBC 사장,우원길 SBS 사장 등 지상파 3사 사장과 이상윤 티브로드 사장,오규석 씨앤앰 사장,이한담 CMB 사장,이화동 케이블TV(SO)협의회장,성기현 케이블TV방송협회 사무총장 등 케이블 대표들이 참석했다.

케이블TV업계는 지난달 8일 케이블방송이 지상파 3사의 동시중계 방송권을 침해했다는 법원 판결 이후 지난 1일부터 지상파방송의 방송광고 송출을 중단키로 했다가 방통위의 요청으로 15일로 연기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