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백신사업의 최강자가 글로벌 제약시장을 석권할 것입니다. "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마크 스윈델 백신총괄 사장(사진)은 12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세계 제약시장의 무게중심이 치료제에서 질병을 예방하는 백신사업 쪽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말 사장 취임 후 첫 방문지로 한국을 선택한 스윈델 사장은 "지난 10년간 글로벌 백신시장 규모는 60억달러에서 200억달러로 3배 이상 급성장했다"며 "신종플루 유행 등으로 각국 보건당국의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향후 백신시장은 지난 10년보다 더 빠른 속도로 팽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이자가 지난해 말 680억달러(약 75조7300억원)를 들여 백신 전문 제약기업 와이어스를 전격 인수한 까닭이다.

스윈델 사장은 "와이어스 인수를 통해 화이자는 전 세계 접종률 1위를 기록 중인 영 · 유아용 폐렴구균성 질환 예방백신 '프리베나'를 비롯해 연구 · 개발(R&D) 및 생산시설을 확보했다"며 "이를 통해 단기간에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 사노피아벤티스 머크 등 기존 백신 강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화이자는 내년 초까지 프리베나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100개국에 출시하는 한편 수막염,슈퍼박테리아,성병 등의 예방백신 개발에 천문학적인 연구비를 쏟아붓고 있다"며 "현재 화이자 매출의 5~7%에 불과한 백신 비중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날 것이 확실하지만,현재로선 그 수치를 가늠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스윈델 사장의 이번 방한은 지난 6월께 출시한 프리베나의 업그레이드 버전 '프리베나 13' 판매 동향과 함께 아시아 시장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그는 "한국은 전 세계 백신시장 중 '톱10' 안에 드는 중요 시장"이라며 "한국 제약사들과 백신사업과 관련해 다양한 협력관계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신 분야에서 화이자만의 차별화한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스윈델 사장은 '혁신성(innovation)'과 '접근성(broadest access into the world)',그리고 과감한 투자를 꼽았다.

화이자의 R&D 전략은 모방백신(카피캣)이 아니라 오리지널 제품 개발에 '올인'하고,각국의 국내총생산(GDP) 수준에 맞는 차별화한 가격정책 등으로 백신에 대한 접근성을 높임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포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화이자는 지난해 와이어스를 비롯해 파마시아,워너 램버트 등 대형 제약사를 잇따라 M&A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해 왔다"고 덧붙였다. 스윈델 사장은 이를 '이기는 투자(Invest to win)'라고 설명했다.

그는 "화이자를 비롯해 글로벌 제약사들은 예방에 이어 치료백신의 잠재성에 주목하고 있다"며 "전립선암,알츠하이머 등 난치 및 불치병 분야에서 치료백신을 속속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화이자의 경우 현재 알츠하이머,흡연 중독,항암제 등 분야의 치료백신 개발에서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런던의 시티대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취득한 스윈델 사장은 와이어스 제약파트의 판매 관리 마케팅 부서를 두루 거친 후 지난해 화이자의 백신총괄 사장에 선임됐다.

글=손성태/사진=강은구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