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11일 오전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을 찾아 조문했다.

김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이날 조문을 한 뒤 상주인 수양딸 김숙향씨와 탈북자 대표들에게 "북한이 자유의 나라가 되는 것을 보지 못하고 가셔서 안타깝다"고 위로했다.

그는 "김정은 세습체제가 무너지는 것을 보고 가셔야 하는데.."라며 "아마도 김정은의 3대 세습은 보지 못하겠다고 일찍 가신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당 지도부는 이어 내실에서 장례위원장을 맡은 박관용 전 국회의장을 만나 20여분간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김 원내대표는 면담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황 선생은 2천300만 북한 동포들이 고통받는 것을 알리기 위해 가족과 가까운 친지들의 희생을 감수하며 이곳에서 많은 역할을 하셨고, 큰 공을 세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황 선생의 월남으로 북한을 이해하지 못하는 주사파나 종북주의자들이 많이 전향했다"면서 "황 선생이 국가 차원의 예우를 받아야 하고 그렇게 노력하겠다고 장의위원장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김 원내대표는 `장지가 국립현충원이냐'는 질문에 "어제 돌아가셔서 절차가 논의 중이다.

결론이 난 것이 없지만 한나라당은 최고의 예우를 받도록 건의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정부가 북한의 눈치를 보고 있어서 최고 예우를 해줄 수 없다는 말도 나온다'는 질문에는 "모든 것이 추측이다"면서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날 황 전 비서의 빈소 방문에는 김 원내대표를 비롯해 나경원 정두언 서병수 최고위원, 고흥길 정책위의장, 배은희 대변인 등이 동행했다.

한나라당 지도부에 이어 이재오 특임장관도 이날 오전 황 전 비서의 빈소를 찾아 조문을 했다.

상주인 김숙향씨는 이 장관에게 "(황 전 비서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만나기 원했는데 워낙 바쁜 분이어서..."라며 안타까워했고 이 장관은 "저도 만나고 싶었다"고 답했다.

이 장관은 조문을 마친 뒤 내실에 들어가 탈북자 대표 등과 장례절차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탈북자 대표들은 이 자리에서 "황 전 비서가 국가유공자는 아니지만 현충원에 묻힐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고 이 장관은 "통일부와 협의해보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jesus786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