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구매자이자 최대 규모의 LNG플랜트 설비 보유.포춘이 선정한 존경 받는 에너지기업 6위.미국이나 유럽 에너지 메이저 기업에 대한 설명이 아니다. 1983년 국내 천연가스 공급을 목적으로 설립된 한국가스공사에 대한 얘기다. 가스공사는 자원 빈국의 한계를 극복하고 천연가스 공급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해외 에너지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명실상부한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 우뚝 섰다.

가스공사의 해외 에너지 개발 사업은 2008년 10월 주강수 사장이 취임하면서부터 더욱 속도를 냈다. 주 사장은 경제지질학과 광상학으로 각각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고 1990년대 현대자원개발의 대표이사를 지낸 자원 전문가다.

주 사장은 취임 직후 자원본부를 별도로 떼어 내 기능을 강화하고 올해 초에는 자원본부를 자원사업본부와 자원개발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최근에는 이라크 유전개발사업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이라크사업단도 신설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기존의 LNG 도입 및 판매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자원 탐사 및 개발 부문을 대폭 강화했다"며 "수직일관 체계를 구축, 효율성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가스공사는 올 들어서만도 대형 자원개발 사업을 3건 따냈다. 지난 1월 이라크 주바이르와 바드라 지역의 유전개발 사업권 계약을 맺은 데 이어 2월 캐나다 셰일가스전 광구 지분매입 및 공동운영 계약을 체결했다. 5월에는 중국 장쑤성 LNG터미널의 시운전 및 기술자문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중 주바이르 유전은 한국 기업이 개발에 참여한 것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 유전이다.

가스공사가 참여하고 있는 해외 자원개발 사업은 천연가스 탐사 프로젝트 5개,천연가스 개발 프로젝트 2개,천연가스 생산 프로젝트 2개,유전 개발 사업 1개 등 10개가 넘는다. 이 밖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도시가스 사업과 야말 가스전 개발 사업 참여를 검토 중이고 우즈베키스탄과 호주 동부지역의 압축천연가스(CNG) 충전사업에 대해 타당성 조사를 하고 있다.

2017년부터는 세계 최대 가스기업인 러시아 가즈프롬으로부터 연간 750만t의 천연가스를 들여오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국내 도입량의 30%를 차지하는 양이다. 이 때가 되면 현재 1.5%(39만t)인 천연가스 자주개발률은 25%(850만t)로 높아진다. 가스공사는 전방위적인 해외 자원개발을 통해 전체 매출액 중 해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을 2017년엔 6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자원개발을 하고 있는 지역도 동남아시아,아프리카,중동,호주 등으로 다변화됐다. 최근에는 러시아를 비롯한 북극권과 중동 및 아프리카 진출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으며 천연가스 외에 석유 · 석탄층 가스 · 쉐일가스 등 다양한 에너지원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해외 사업을 강화하는 것과 동시에 국내 공급망도 대폭 확충하고 있다. 가스공사는 강원도와 경상북도 내륙 지역을 중심으로 2013년까지 1조5326억원을 투자,총 1004㎞의 천연가스 배관망을 건설하고 삼척에는 천연가스 생산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제주도에는 초소형 LNG 선박을 통한 가스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자원 개발 전문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강화하고 있다. 가스공사는 지난 1월 비핵심업무를 외주로 돌리고 설비운전원의 교대근무 형태를 바꿔 인력을 감축한 뒤 그만큼의 인력을 자원개발과 천연가스 공급망 건설 현장에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지난 2월에는 신입직원 98명을 채용, 40명을 자원개발 관련 전공자로 선발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