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일로 예정된 2010년도 노벨평화상 수상자 선정을 앞두고 개인 199명과 기관 38곳 등 역대 최대 규모의 후보군 가운데 누가 수상자로 최종 낙점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6일 아일랜드 베팅업체 패디 파워 PLC(Paddy Power Plc)가 내놓은 후보별 선정 확률과 함께 최종 후보명단을 공개했다.

최종 후보명단 가운데 중국 반체제 인사인 류샤오보(劉曉波)가 4-5로 선정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평가돼 눈길을 끌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노르웨이와의 관계 악화 가능성을 경고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 선정되더라도 적잖은 논란과 파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25-1, 아프가니스탄 여성운동가 시마 사마르는 18-1, 러시아 인권운동가 스베틀라나 가누시키나는 16-1로 각각 평가됐다.

최종 후보 리스트에는 특히 대중을 연결한 공로가 인정된 인터넷이 14-1, 내전 전범들을 단죄한 시에라리온 특별재판소(SCSL)가 16-1를 각각 기록했다.

다음은 후보별 공헌내용과 선정확률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이 지난 2001년 퇴진한 이후 이끌었던 자선재단의 활동을 감안할 경우 그가 최종 수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은 그리 낮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클린턴 재단은 ▲에이즈 퇴치 ▲기후변화 ▲지속가능 발전 ▲공중보건 등 다양한 부문에서 기여한 공로를 널리 인정받고 있다.

특히 2004년 아시아 쓰나미와 허리케인 카트리나, 아이티 대지진 등 각종 재해를 당한 주민들을 위한 기금을 조성해 구호활동에 나섰으며, 그가 만든 CGI대회(Clinton Global Initiative conference)는 매년 자선 활동 등 선행을 베푼 전 세계적인 인사들의 모임으로 자리매김했다.

수상자 선정 확률은 25-1.

◇시마 사마르
아프가니스탄 여성 인권운동가인 사마르는 아프간 인권위원회 의장과 유엔의 수단지역 특별인권조사위원 등으로 활동하면서 인권신장에 크게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아프간 여성문제 담당장관을 지낸 그녀는 광범위한 반대와 살해 위협에도 아프간 재건에 크게 이바지한 인물로 알려졌다.

특히 사마르가 수상자로 선정되면 노벨평화상을 받는 첫 아프간인이라는 상징적 의미도 있다.

선정 확률은 18-1.

◇스베틀라나 가누시키나
메모리얼인권센터의 가누시키나는 푸틴 치하의 러시아에서 난민들과 러시아 및 주변국들의 강제 이주민 등의 인권옹호에 발벗고 나선 인물로 러시아 밖에서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여성 인권운동가다.

수학자로 알려진 가누시키나는 특히 극동지역 북한 출신 벌목공과 체첸 민간인 등 수많은 러시아 내 외국인 근로자들의 인권신장을 위해 일해왔다.

이 때문에 함께 일하던 동료가 살해되고, 그 자신도 살해위협을 받는 등 적잖은 탄압을 받았다.

선정 확률은 16-1

◇시에라리온 특별재판소(SCSL)
지난 1991-2002년 사이 20만명이 희생된 시에라리온 내전기간에 저질러진 각종 폭력과 반인륜범죄 행각을 단죄하기 위해 2002년 설립된 SCSL은 전범들의 고문과 강간 등 범죄행각에 대한 책임을 묻는 등 시에라리온 전후처리와 정의 구현에 크게 기여했다.

SCSL은 특히 르완다 및 유고슬라비아 전범 단죄를 위한 국제형사재판소와 달리 시에라리온과 국제법정이 합쳐진 형태의 첫 재판소라는 상징적 의미도 갖고 있다.

선정 확률은 16-1

◇인터넷
대중을 연결하는데 기여한 인터넷은 위키피디아와 유튜브, 마이스페이스 등의 덕분에 지난 2006년 시사주간 타임에 의해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는 등 일찌감치 높은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히 이탈리아 잡지 `와이어드'는 인터넷이 2009년 이란 대통령 선거 당시 시민의 진상 알리기(reporting)와 반체제 단체 및 억압받는 대중들 사이의 자유로운 정보 흐름을 확산시켰다며 인터넷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적극 밀고 있다.

그러나 막상 인터넷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되면 수상 주체가 누구인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질 개연성도 배제되지 않고 있다.

선정 확률은 14-1

◇모르간 츠반기라이
짐바브웨 야당지도자 출신의 현직 총리로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의 30년 철권통치에 맞서 반체제 운동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졌다.

츠반기라이와 그가 이끄는 정당 민주개혁운동은 무가베 대통령의 독재로 각종 권리가 박탈되고, 빈곤에 처한 수백만 짐바브웨 국민의 권익을 옹호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08년 3월 대선을 둘러싼 갈등 끝에 2009년 무가베 대통령이 현직을 유지하는 대신 자신이 총리를 맡는 내용의 권력분점 안에 합의, 무가베와 함께 짐바브웨를 이끌고 있다.

하지만, 무가베 대통령은 여전히 보안군 등 군권을 장악하고 있으며, 경제 및 인권상황은 여전히 열악한 상태다.

선정 확률 14-1

◇메리 로빈슨
아일랜드의 첫 여성 대통령으로 외교활동을 통한 국가간 화해에 일생을 바쳐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로빈슨 전 대통령은 특히 1997년 대통령직을 사임하고,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되면서 국제사회에 적잖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녀는 유엔 인권최고대표로 재직하면서 동성애자의 권리와 여성문제, 국제인권 관련법률 등에 관심과 행동을 보여줬다.

인권최고대표직에서 물러난 그녀는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의 명예 대표로 일해왔으며, 미국정부가 수여하는 자유훈장을 받았다.

선정 확률 12-1

◇유럽연합(EU)
유럽 대륙의 평화 정착과 번영을 가져온 EU는 초기 독일과 프랑스 양국의 석탄철강협정에서 단일통화의 화려한 출범에 이르는 여정을 걸어왔으나 EU의 전례 없는 정치·경제적 실험이 최근 각종 난관에 직면해 있다.

구속력 있는 법안 통과가 불가능한 데다 헌법관련 문제에서도 합의가 쉽지 않고, 특히 27개 회원국들간의 긴장도 여전히 진정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EU는 지난 10년간 제 역할을 다하면서 유럽대륙에 확고한 뿌리를 내렸다는 평가다.

노벨평화상위원회도 최근 어려운 시기를 맞아 5억 인구를 거느린 불안전한 연합체에 지지를 보내는 차원에서 수상자로 최종 선정할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고 있다.

선정 확률 12-1

◇보노
아일랜드 록밴드인 유튜(U2) 멤버인 보노는 최근 시사주간 타임에서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는 등 그간 수많은 자선 활동으로 일찌감치 국제사회에 이름을 알렸다.

특히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모습을 드러낼 때도 신문의 1면을 장식할 만큼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보노는 지난 수년간 아프리카 지역의 채무경감과 에이즈 예방운동을 옹호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여왔다.

하지만, 최근 관련재단이 기금을 부적절하게 사용해 비난을 받는 상황에서 보노에게 최고의 명예인 노벨평화상을 안겨줄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있다.

선정 확률 4-1

◇ 류샤오보(劉曉波)
중국의 대표적인 반체제 인사로 현재 수감중인 류샤오보(劉曉波)는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 후보군 가운데 단연 선두에 선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의 폭넓은 지지를 받는 그는 수년 동안 중국 공산당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다.

그는 중국에서의 인권신장과 민주개혁 요구을 지지하는 수천 명으로부터 서명을 받은 `헌장 08'을 주도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지게 됐다.

체코 반체제 인사들의 77헌장을 모델로 한 문제의 `헌장 08'이 공개되자 곧바로 체포됐으며, 미국 의회와 국제학자들 및 인권운동가들은 그의 투옥에 우려와 함께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자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할 가능성에 대해 공개적인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는 한편 그가 수상자로 최종 선정되면 중국과 노르웨이 관계가 악화될 것이라며 노벨평화위원회를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정 확률 4-5


(서울=연합뉴스) kk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