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특허침해로 6억2550만달러(약 7055억원)를 배상할 위기에 처했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가열되면서 정보기술(IT) 기업 간 특허전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5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텍사스주 연방법원 배심은 '미러월즈'가 자사 특허 3건을 침해했다며 애플의 아이팟과 아이폰,매킨토시 컴퓨터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특허침해를 인정하는 평결을 내렸다. 배상액은 건당 2억850만달러로 책정됐다. 데이비드 젤런터 예일대 컴퓨터공학 교수가 설립한 미러월즈는 애플의 아이팟,아이폰 등이 화면에 문서를 나타내는 기술을 구현할 때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2008년 소송을 걸었다. 배심원의 평결대로 배상액이 확정되면 애플은 미국 기업 특허침해 소송 사상 4번째 규모의 금액을 물게 된다고 NYT는 전했다.

애플은 법원에 최종 판결을 미뤄달라고 긴급 요청했다. 애플은 "특허 3건에 각각 2억850만달러씩 지급하는 것은 3중 처벌"이라고 주장했다.

애플의 특허 침해 평결은 최근 IT 기업 간 특허분쟁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특히 애플은 지난해 10월 노키아로부터 아이폰이 특허 10건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당한데 이어 지난 5월엔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를 사용하는 대만의 스마트폰 업체 HTC로부터도 특허침해 소송을 당해 이번 평결이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MS)도 지난주 모토로라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고 지난달에는 MS의 공동창업자인 폴 앨런이 구글과 애플,페이스북,이베이,야후 등을 상대로 특허 관련 소송을 제기하는 등 세계 IT업계는 특허 분쟁에 휩싸여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IT 대기업들이 경쟁사를 대상으로 전략적인 이익과 재정 보상을 동시에 노리면서 특허를 보다 공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컴퓨터 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새로운 분야인 모바일 시장에 특허 분쟁이 집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특허소송이 경쟁 기업의 전망에 불확실성을 높일 것으로 우려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