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들이 구직 활동을 포기하는 비율이 41.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자가 비정규직에 취업하는 비율도 10.1%에 불과했다. 비정규직으로 가느니 아예 구직 활동을 포기하는 실업자들이 많다는 얘기로,체감 실업률과 지표 실업률 간 차이가 이 같은 이유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성식 한나라당 의원은'노동시장 이중구조 실태분석'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한국노동연구원이 정규직 · 비정규직 근로자와 자영업자,실직자 등 총 5601명의 취업 경로를 2004~2007년까지 추적한 결과 실업자들이 비정규직으로 취직하는 것보다 실직 상태로 남아있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실업자들의 취업 의지나 취업 후 경로에 대해 실증적으로 자료를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업률은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백분율로 나타내는데,구직 활동을 아예 포기한 사람(비경제활동인구)은 실업자 범위에 들어가지 않는다.

따라서 분자에 해당하는 실업자 수에 구직을 포기한 사람이 들어가지 않을 경우 실업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주변에 실업자는 많은데 수치상 실업률이 낮은 이유는 비정규직으로 취직할 바에야 차라리 구직 활동을 포기한 채 나중에 정규직 취업 기회를 갖겠다는 사람이 많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실제 2006~2007년 사이 실업자가 정규직으로 이동한 비율은 24.1%,비정규직으로 취업한 비율은 10.1%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아예 취직을 포기하고 비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된 비율은 41.7%에 달했다. 김 의원은 "비정규직으로 취업하면 정규직으로 전환하거나,정규직 전환 후 신분을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2005~2007년까지 정규직 취업자가 정규직을 유지한 비율은 86%인 반면,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한 사람이 2년간 정규직 신분을 유지한 비율은 56%에 그쳤다.

한편 자영업자가 임금 근로자로 취직한 경우도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가 2006~2007년 임금 근로자로 이동한 비율은 2.8% 수준에 불과한 반면 2004~2007년까지 4년간 연속 자영업자를 유지한 비율은 88.7%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