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투자은행(IB) 직원인데요. 연 25~38% 수익이 나는 상품에 한번 투자해 보시죠."

투자자 A씨는 최근 외국계 투자은행 명함과 재직증명서까지 보여주면서 고수익 상품을 권유하는 B씨의 말을 덥석 믿고 B씨의 계좌에 2300만원을 입금했다. 그러나 투자금을 넣은 뒤 B씨와 연락이 두절됐고 결국 피해를 입고 말았다.

금융감독원은 5일 공공기관이나 증권회사 등을 사칭해 전화를 통해 이뤄지던 '보이스 피싱' 금융사기가 유명 외국계 증권사 직원 등이라고 속이는 신종사기 수법으로 번지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과거에는 자동응답(ARS) 전화로 증권사 직원이라고 속여 미수거래 미납 사실 등을 허위로 알리며 금전을 가로채거나 개인정보를 유출하도록 유도했으나 최근에는 중 · 소 도시를 중심으로 고수익 금융투자상품 가입을 유도하는 수법이 성행하고 있다고 금감원은 전했다.

또 투자자 C씨는 최근 모 증권사 FX마진팀 이사라고 하는 D씨로부터 "소액으로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투자권유를 받고 사기를 당할 뻔했다. C씨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D씨의 재직 여부를 확인한 결과 해당 증권사와 전혀 관계없는 인물이라는 사실을 알아내 피해를 모면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나친 고수익을 미끼로 금융상품 가입을 권유할 경우 반드시 해당 증권사에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