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7시30분 서울 홍익대 인근의 한 와인 카페에는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김과장 & 이대리'가 첫 방송되는 순간.송기윤,박철,안상태,황보,성웅 등 주요 출연 배우와 조유진 PD 등 제작진이 TV 앞에 모였다. 숨을 죽이고 화면에 몰입하던 이들의 표정이 조금씩 풀어지더니 이내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30분짜리 1회 방송이 끝났지만 아무도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2~5회 녹화본이 연이어 대형 벽면 스크린과 LCD 모니터에 펼쳐졌다.

오는 8일까지 매일 오후 7시30분~8시 5부작으로 방송될 파일럿 시트콤 '김과장 & 이대리'는 국내 방송 사상 신문기사를 드라마로 만든 첫 사례.미디어 콘텐츠 융합 시대를 선도하는 '신문-TV 크로스오버 콘텐츠'인 데다 직장인들의 애환을 생생하게 다루는 만큼 출연진과 제작진의 긴장감이 컸다. 그러나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넉살 좋은 김 과장 역을 맡은 박철씨는 "배우들의 세계에도 위계질서가 있는데 회사원을 연기하다 보니 정말 우리가 같은 회사 직원처럼 느껴지면서 팀워크도 살아났다"며 "원작이 워낙 좋아 오버하지 않고 실제 모습과 비슷하게 연기했는데도 너무나 재미있다"고 말했다.

이 대리 역의 안상태씨는 뺀질거리면서도 어벙한 자신의 연기에 쑥스러워 하면서 방송 내내 가장 큰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개그맨이니까 웃겨야 한다는 부담감을 버리고 자연스럽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는데 송기윤 · 박철 선배가 워낙 베테랑이라 그런지 촬영할 때 웃었던 것보다 몇 배는 더 웃었다"고 했다.

신입사원 신성웅 역을 능청스럽게 잘 소화해낸 성웅은 "아무래도 즐기면서 연기하니까 개성도 드러나고 틀을 깨는 기회가 되는 것 같다"며 "저의 진지한 모습이 선배들의 연기 덕분에 역설적으로 코믹하게 드러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케팅팀장 역을 맡은 송기윤씨는 "시트콤은 시청자들의 사랑에 따라 작품성을 평가받는 장르"라며 "열심히 한 만큼 시청자들이 공감하며 많이 즐거워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출연진은 무엇보다 빠른 시간에 구축된 팀워크를 장점으로 꼽았다. 이들은 눈빛과 호흡이 척척 맞아들어가야 웃음이 배가되는 시트콤의 특성상 '김과장 & 이대리'가 파일럿 형식의 5부작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아쉬워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