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자산관리는 시장 상황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조정해 나가는 것에 의해 결정된다. 시장 상황에 적합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시장의 변화를 살피며 보유 자산의 비중을 조절해야 한다. 자산시장의 변화는 경제 사이클 파악과 함께 금리와 주가 환율 부동산 시장의 가격 변화를 점검해 나가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경기 사이클 파악이 중요

경기가 강하게 상승할 때 주가는 대체로 강세를 보이는 반면 금리가 상승하면서 채권가격이 하락한다. 반대로 경기가 빠르게 하강할 때 주가는 폭락하는 데 비해 시장 금리의 하락으로 채권가격은 상승하는 구조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주식형 자산과 채권형 자산을 동시에 보유한 포트폴리오의 경우 주가 변동과 채권가격 변동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나타나면서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완화시켜 주는 효과가 있다. 문제는 현재 시점이 경기 사이클상 어느 지점에 와 있는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따라서 수익성 자산과 안전자산을 일정 비율로 유지하면서 시장 흐름에 맞춰 탄력적으로 그 비율을 조정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한 포트폴리오 관리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경기 사이클별로 자산 배분 달리해야

경기 회복기에는 경제성장률의 상승과 함께 기업의 매출이 증가하면서 유동성 문제가 해소돼 기업의 투자가 증가하기 시작한다. 또 증시 회복세가 나타나면서 주식형 자산의 수익성이 가장 빠르게 개선되는 특징을 보인다. 경기 회복기에는 안전자산보다는 주식이나 펀드 등의 투자 자산 비중을 높여 나가는 포트폴리오 전략이 적절하다. 경기 회복 초기라면 하이브리드 채권 등의 투자 비중을 높여 나가는 것도 좋은 투자전략이 될 수 있다.

경기가 회복되는 확장 국면에서는 채권가격과 시장금리가 역(逆)의 상관관계여서 채권 투자는 좋은 투자 대안이 될 수 없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채권은 오히려 경기가 회복돼 국채와 회사채 간 금리차,다시 말해 위험 스프레드가 급격히 떨어진다는 점에서 채권가격의 상승이 이뤄져 비교적 안정적으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좋은 투자 수단이 될 수 있다.

경기 활황기에는 시장에서 경기 과열 양상이 나타난다. 기업의 과잉 투자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실물자산 가격의 오버 밸류에이션(과다 가치 평가)과 함께 인플레이션 우려로 정책금리가 인상된다. 증시는 버블 논란이 불거지면서 주식형 자산의 강세가 지속되지만 상승 탄력이 둔화한다. 경기 활황기로 여겨질 때는 주식형 자산의 비중을 낮추면서 원자재나 부동산 관련 펀드 등 실물자산 펀드의 투자 비중을 높여 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또 경기 과열로 정책금리 인상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금리 상승 때 가격 하락을 가져오는 일반 채권이나 채권형 펀드의 투자 비중을 축소해 나가야 한다.

경기 위축기에는 경제성장 둔화와 함께 실업률이 증가하고 기업 투자나 매출이 감소하면서 주식시장의 침체가 시작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때문에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의 차익을 실현해 나가야 한다. 경기 위축기는 투자심리가 낮아지는 시기로 투자 자산 등 위험자산의 비중을 축소하면서 자금을 예금이나 우량 채권 등에 투자하는 등 안전자산의 비중을 높여 나가는 전략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경기 침체기에는 기업의 영업활동 저하와 상품가격 하락,소비자들의 구매력 감소 등과 함께 유동성 부족으로 경영위기에 직면한 한계기업의 부도가 늘어난다. 부동산 등 실물자산의 가치 하락이 본격화하면서 사회 불안과 함께 증시 침체가 장기화되는 모습이 나타난다. 따라서 경기 침체기에는 안전자산인 국공채나 예금의 비중을 높여 안정성을 최우선시하는 자산관리를 해야 한다.

◆포트폴리오를 바꾸기 위한 적절한 시점은

시장 상황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변경해 나가기 위해서는 현 경제 상황이 어느 국면에 있는지 제대로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쉽고 간단하게 활용할 수 있는 지표는 통계청에서 매달 말일에 발표하는 경기종합지수를 꼽을 수 있다. 이 지수는 경기 흐름을 파악해 나갈 수 있는 좋은 거시지표로 꼽힌다.

경기종합지수는 경기동행지수와 선행지수,그리고 후행지수로 구분해 발표된다. 일반적으로 경기동행지수의 경우 순환변동치가 100을 넘으면 경기 확장 국면으로 판단하고 100에 미달하면 경기 후퇴 국면으로 분석하는 것이 적절하다.

경기동행지수가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시점이 경기 회복의 시작이며 꼭지를 찍고 하락하는 때가 경기 후퇴의 시작으로 판단할 수 있다. 최근의 경기종합지수를 살펴보면 2008년 1월에 꼭지를 찍은 후 2009년 2월에 바닥을 나타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경기선행지수의 경우 전년 동월비는 향후 동행지수의 방향성을 예측한다고 알려졌지만 최근 경기 회복 과정에서는 괴리율을 보여주고 있어 그 정확도가 떨어지고 있다. 따라서 지표 활용을 통한 분석에 주의해야 한다.

또 다른 지표로는 소비자동향지수(CSI)가 있다. 소비자동향지수는 경기동행지표로 소비자들의 현재 경기판단과 향후 전망을 반영해 체감경기를 잘 나타낼 뿐만 아니라 신속하게 조사 · 발표된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경제가 점점 복잡해지고 급변하는 여러 제도 및 환경의 상호 반응과 영향이 커져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정확히 파악할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다. 이를 반영하는 CSI는 실제로 민간소비나 경기동행지수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어 경기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 이용할 수 있다.

경기동행지표가 저점을 찍고 상승하면서 주가지수가 오를 경우 주식시장은 강세장으로 판단해 수익성 자산의 비중을 높게 가져가고 경기동행지표가 고점을 찍고 하락하면서 주가지수가 떨어질 경우 약세장 진입으로 판단해 수익성 자산의 비중을 낮추는 것이 적절한 포트폴리오 재분배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인응 우리은행 수석 재테크 팀장 starfp@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