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에 수억 탕진도…3인조 구속영장·입건

초등학교 동창 3명이 수억원대의 절도 행각을 벌여 그 돈으로 강남의 오피스텔에 거주하며 억대의 경마도박을 하는 등 호화생활을 해오다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강서경찰서는 4일 서울시내 단독주택이나 빌라 등 가정집에 침입해 100여 차례에 걸쳐 수억원대의 금품을 훔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절도)로 박모(38)씨와 이모씨 등 2명을 구속하고 공범 이모(38)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로부터 장물을 넘겨받아 팔아준 최모(50)씨에 대해서도 장물취득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초등학교 동창인 박씨 등 절도범 3명은 지난달 19일 강서구 화곡동 주택가에서 창문을 통해 가정집에 들어가 780만원 상당의 현금과 귀금속을 훔치는 등 2009년 9월부터 1년 동안 148차례에 걸쳐 4억5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불구속된 이씨는 운전을 전담하고 박씨 등 두 명은 각자 흩어져 3~4곳에서 물건을 훔친 뒤 다시 모여 차를 타고 이동했으며, 각자 얻은 이익에서 10~20%를 이씨에게 나눠준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물건을 훔치러 들어갔다가 혼자 있는 여성을 성폭행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박씨는 강남구 삼성동에 월세 160만원짜리 오피스텔에 살면서 월 100만원에 그랜저승용차를 빌려 탔고, 유흥업소 여성과 계약동거를 하며 명품신발을 사고 경마도박을 하는 등 호화생활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구속된 이씨 역시 컴퓨터 임대ㆍ조립판매 업체를 운영하면서 공범인 박,이씨를 직원으로 신고해 직업인으로 위장했으며, 고가의 컴퓨터는 통째로 훔치거나 고가의 부품만 빼내 팔기도 했다.

또 유명 리조트 회원권을 구입하고 경마도박으로 수억원을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사우나에서 잠을 자던 박씨의 지갑을 훔친 사람이 박씨의 신분증을 보고 도난수표에 이서해 사용하는 바람에 꼬리를 잡혔다.

경찰은 박씨 등이 2007년부터 장물범과 거래해 온 사실을 확인, 이들의 여죄를 캐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eoyy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