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본일 뒤섞여 강강술래…벅찬 감동의 도쿄 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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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한·일 축제 한마당' 대성황
"장갑을 끼면 마음이 전해지지 않으니까 사양할게요. "
지난 2일 일본 도쿄 시내 롯폰기힐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0 한 · 일 축제 한마당'.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의 부인 미유키 여사가 자주색 한복을 차려입고 무대에 올라 소매를 걷어붙였다. 권철현 주일한국대사와 부인 김경자 여사,요리연구가와 함께 김치를 담그기 위해서였다. 모든 참석자들이 절인 배추를 양념에 버무리려고 비닐장갑을 끼었다. 그러나 열성적인 한류(韓流) 팬이자 '한국 어머니들의 손맛'을 아는 미유키 여사는 맨손을 고집했다. 지난해 10월 방한했을 때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와도 맨손으로 김치를 담갔던 그였다.
수천명의 시민들이 김치 시연회가 진행되는 무대 앞 바닥에 앉아 사진을 찍거나 김치 담그는 과정을 메모했다. 미유키 여사는 "평소 집에서 남편과 자주 김치를 먹기 때문에 매운 김치도 잘 먹는 편"이라고 말했다. 시연회가 끝난 후 손을 씻을 땐 김치 양념이 잘 지워지지 않았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이날 한 · 일 축제 한마당은 양국 대사관이 주축이 돼 서울과 도쿄에서 동시에 열렸다. 재팬클럽과 일한교류기금,한일경제협회 등 양국의 여러 기관과 기업들이 후원했다. 2005년부터 개최된 서울 행사와 달리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인 도쿄 축제는 '한 · 일 강제병합 100주년'인 올해 일정이 하루로 축소됐다. 하지만 시민들의 활발한 참여로 오히려 진정한 의미의 '마쓰리(まつり · 축제)'에 한 발 더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류의 장르가 가요 · 드라마 · 영화는 물론 전통공연 · 음식 · 패션 · 한글 등으로 넓어졌고 한국에 친숙함을 느끼며 축제를 즐기는 이들도 중장년층부터 젊은층까지 확대됐다. 어린 자녀를 동반한 일본인 가족도 종종 눈에 띄었다. 하루 동안 공식적인 방문객만 3만명을 돌파했다. 마에하라 세이지 일본 외무대신(외무장관)과 일본 최대 광고그룹인 덴쓰의 나리타 유타카 전 회장 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브라운아이드걸즈와 신혜성 등 인기 가수와 비보이그룹 '맥시멈 크루'의 공연은 좀처럼 탄성을 지르는 법이 없는 일본인들의 큰 환호를 이끌어냈다. 일본 전역의 예선을 거친 'K-POP(한국가요)'경연대회,한 · 일 커플 50쌍이 사진과 메시지로 양국의 우호관계를 기원한 영상물 상영,'사랑해'와 같은 한국어 문장을 새긴 티셔츠 만들기, 삼계탕 시식을 포함해 한국 음식 배우기 코너 등 축제 프로그램도 다채로웠다. 중 · 고 · 대학생이 한 · 일관계의 미래에 대한 생각을 풀어낸 '작문 콩쿠르' 수상작은 마이니치신문이 곧 지면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주말을 맞아 가족 · 연인과 함께 축제에 참여한 도쿄 시민들은 '치마저고리'로 부르는 한복을 입어보고 기념촬영을 하며 즐거워했다.
떡볶이와 김밥,식혜 등을 먹기 위해선 긴 줄도 섰다. 딸과 함께 온 야기 아야코씨는 "인터넷에서 행사 소식을 접하고 구경하러 왔는데 일본인과 한국인이 뒤섞여 춘 강강술래가 특히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20여년간 한국을 소개해온 친한파 여배우 구로다 후쿠미씨(한일축제한마당 실행위원)는 "한국에 대한 일본인들의 의식 변화는 극적이라고 해야 할 정도"라며 "세대교체가 되면 양국 관계가 더 좋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지난 2일 일본 도쿄 시내 롯폰기힐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0 한 · 일 축제 한마당'.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의 부인 미유키 여사가 자주색 한복을 차려입고 무대에 올라 소매를 걷어붙였다. 권철현 주일한국대사와 부인 김경자 여사,요리연구가와 함께 김치를 담그기 위해서였다. 모든 참석자들이 절인 배추를 양념에 버무리려고 비닐장갑을 끼었다. 그러나 열성적인 한류(韓流) 팬이자 '한국 어머니들의 손맛'을 아는 미유키 여사는 맨손을 고집했다. 지난해 10월 방한했을 때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와도 맨손으로 김치를 담갔던 그였다.
수천명의 시민들이 김치 시연회가 진행되는 무대 앞 바닥에 앉아 사진을 찍거나 김치 담그는 과정을 메모했다. 미유키 여사는 "평소 집에서 남편과 자주 김치를 먹기 때문에 매운 김치도 잘 먹는 편"이라고 말했다. 시연회가 끝난 후 손을 씻을 땐 김치 양념이 잘 지워지지 않았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이날 한 · 일 축제 한마당은 양국 대사관이 주축이 돼 서울과 도쿄에서 동시에 열렸다. 재팬클럽과 일한교류기금,한일경제협회 등 양국의 여러 기관과 기업들이 후원했다. 2005년부터 개최된 서울 행사와 달리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인 도쿄 축제는 '한 · 일 강제병합 100주년'인 올해 일정이 하루로 축소됐다. 하지만 시민들의 활발한 참여로 오히려 진정한 의미의 '마쓰리(まつり · 축제)'에 한 발 더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류의 장르가 가요 · 드라마 · 영화는 물론 전통공연 · 음식 · 패션 · 한글 등으로 넓어졌고 한국에 친숙함을 느끼며 축제를 즐기는 이들도 중장년층부터 젊은층까지 확대됐다. 어린 자녀를 동반한 일본인 가족도 종종 눈에 띄었다. 하루 동안 공식적인 방문객만 3만명을 돌파했다. 마에하라 세이지 일본 외무대신(외무장관)과 일본 최대 광고그룹인 덴쓰의 나리타 유타카 전 회장 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브라운아이드걸즈와 신혜성 등 인기 가수와 비보이그룹 '맥시멈 크루'의 공연은 좀처럼 탄성을 지르는 법이 없는 일본인들의 큰 환호를 이끌어냈다. 일본 전역의 예선을 거친 'K-POP(한국가요)'경연대회,한 · 일 커플 50쌍이 사진과 메시지로 양국의 우호관계를 기원한 영상물 상영,'사랑해'와 같은 한국어 문장을 새긴 티셔츠 만들기, 삼계탕 시식을 포함해 한국 음식 배우기 코너 등 축제 프로그램도 다채로웠다. 중 · 고 · 대학생이 한 · 일관계의 미래에 대한 생각을 풀어낸 '작문 콩쿠르' 수상작은 마이니치신문이 곧 지면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주말을 맞아 가족 · 연인과 함께 축제에 참여한 도쿄 시민들은 '치마저고리'로 부르는 한복을 입어보고 기념촬영을 하며 즐거워했다.
떡볶이와 김밥,식혜 등을 먹기 위해선 긴 줄도 섰다. 딸과 함께 온 야기 아야코씨는 "인터넷에서 행사 소식을 접하고 구경하러 왔는데 일본인과 한국인이 뒤섞여 춘 강강술래가 특히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20여년간 한국을 소개해온 친한파 여배우 구로다 후쿠미씨(한일축제한마당 실행위원)는 "한국에 대한 일본인들의 의식 변화는 극적이라고 해야 할 정도"라며 "세대교체가 되면 양국 관계가 더 좋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