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롯데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보려고 오랜만에 보쌈을 시켰습니다.

그런데 야채가 있는 포장용기가 좀 홀쭉하다고는 생각했지만 랩을 벗겨보니 완전 맙소사였습니다.

상추 5장, 깻잎은 달랑 3장이었습니다. 고기에다 상추를 싸 먹어야 할 판이라더니 정말이더군요.

그러고 나서 다른 음식들도 찬찬히 살펴봤습니다. 보쌈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김치는 그야말로 금(金)치였습니다. 예전과는 다르게 김치의 절반이 배추김치가 아닌 무로 채워져 있더군요.

마늘, 부추 등 다른 야채들도 조금씩 양이 줄어있었습니다.

깔끔하고 음식도 맛있는 단골집에 시켰는데 채소값이 비싸긴 엄청 비싼가 봅니다.

하긴 추석 전에 3통에 만원하던(이 것도 엄청 비싸다고 생각했었는데 말입니다) 배추가 지금은 3통에 4만원이 훌쩍 넘어가니 말 다 한거죠.

예년 김장철에는 대형마트들이 앞다퉈 할인전쟁을 벌이며 배추 한통에 1000원도 안 되는 가격에 팔았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 배추값은 정말 금값(금값도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죠. 돌반지 하나에 20만원 가까이 하니까요) 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역시 냉정합니다. 태풍으로 수백명이 이재민이 발생해도 증시에서는 태풍 수혜주들의 주가가 오릅니다. 사회의 흉악범죄가 발생하면 CCTV 등 보안주들이 오르죠.

눈물과 고통을 먹고 자라는 주식들은 항상 있게 마련입니다.

역시나 서민들을 한숨짓게 하는 채소값 급등에도 수혜주들은 슬며시 웃고 있습니다. 농업관련주와 비료주 등이 대표적인 종목들이죠.

채소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농업의 중요성이 새삼 부각된다는 게 그 이유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올해 김장은 어떻게 해야 할지 주부의 입장에서는 벌써부터 걱정이 태산입니다. 본격 김장철 전에는 배추값이 좀 안정되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배샛별 기자 블로그 바로가기 http://blog.hankyung.com/venus123/29991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