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체력, 입시에 지친 고3과 비슷

서울의 중ㆍ고교생 10명 중 3명가량이 체력검사에서 최하등급인 5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2009년 서울지역 중고교생 66만3천253명을 대상으로 학생신체능력검사를 실시한 결과, 최하등급인 5급에 해당하는 학생이 18만8천897명으로 전체의 28.4%를 차지했다.

또 체력검사 결과 4급도 24.8%(15만8천197명)나 돼 정상 체력보다 떨어지는 4~5급 학생이 절반을 넘는 53%를 점했다.

반면, 체력이 뛰어난 그룹인 1∼2급 비율은 25.3%(16만6천496명)로 4∼5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보통 체력에 해당하는 3급은 22.5%(14만9천663명)로 집계됐다.

특히 최근 학생들의 체력 저하 현상은 입시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중학생에게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지역 중학생의 체력 1∼2급 비율은 25.4%, 4∼5급은 53.3%로 고교생 1∼2급(25.2%), 4∼5급(52.3%) 비율과 엇비슷했다.

중학생 체력검사 결과는 심지어 입시에 지친 고3 학생(1∼2급 23.1%, 4∼5급 55.4%)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는 평균적으로 중학생의 체력 등급이 고등학생보다는 양호하고, 상급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입시에 시달리면서 체력이 저하된다는 기존 조사 결과와는 상반된 수치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요즘에는 중학교 1학년부터 특목고 입시 준비에 내몰리면서 고교생과 다를 바 없는 입시경쟁에 시달리기 때문에 운동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지역 초등학교 4∼6학년을 대상으로 한 학생건강체력평가(PAPS)에서는 체력 1∼2급 비율이 41.95%, 4∼5급 비율은 25.1%로 중ㆍ고교생보다 훨씬 양호했다.

김영조 시교육청 학교체육보건과장은 "컴퓨터 게임에 빠지거나 과중한 입시 부담에 짓눌려 학생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심각한 것은 상황이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김 과장은 "올해부터 한 주 7일 중 5일간 하루 60분 이상 운동한다는 '7560+' 사업을 정책과제로 추진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근본적 변화를 위해서는 충분한 운동이 공부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의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교육청은 다음 달 22일 서울광장에서 저체력 비만학생 감소를 위한 범시민 캠페인과 체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서울학생 7560+ 체험 한마당'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hwang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