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공인시험을 거쳐 자격증을 딴 공인회계사 3~4명 가운데 1명은 회계사로 활동하지 않는 '장롱 면허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공인회계사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현재 공인회계사회에 등록한 회계사 1만3천443명 가운데 회계법인 소속은 7천765명, 감사반 소속은 1천162명, 일반 개업자는 381명 등이었다.

감사반은 기업 감사를 맡기 위해 회계사 3~4명으로 구성된 서류상 조직이다.

나머지 31%에 달하는 4천135명은 회계사로 전업하지 않는 휴업자였다.

휴업 상태인 회계사 비율은 등록자가 처음으로 1만명을 넘어선 2007년 28%(2천831명), 2008년 29%(3천274명), 지난해 30%(3천672명) 등으로 소폭 늘고 있다.

이들 휴업자는 회계사 자격증을 갖고 있으면서 일반 기업 임직원이나 공무원, 교수 등 다른 직업을 갖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회계업계 한 관계자는 "회계사 자격증을 딴 뒤 회계사 고유업무를 하는 대신 다른 직업을 선호하는 경우 휴업을 하고 있다"며 "회계사의 최종 합격자를 대폭 늘린데다 기업 감사 수요가 거의 한계점에 이른 상황도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2001년부터 회계사 합격자를 500명선에서 1천명선으로 대폭 늘렸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 기자 h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