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요커, CEO 주커버그 신상 공개 눈길
"현재와 다른 형태 인터넷 개발이 꿈"


페이스북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주커버그가 미국 주간지 '더 뉴요커' 최신호에 자신의 신상을 자세하게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뉴요커 인터넷판은 14일 '페이스북의 얼굴(The Face of Facebook)'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CEO 주커버그와의 여러 차례 인터뷰를 통해 페이스북에 올려진 각종 정보, 컴퓨터에 천재적인 재능을 보인 유복한 성장기, 최근의 소박한 일상과 여자친구, 꿈 등을 소개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이 파란색 일색인 것은 자신이 적록 색약이어서 파란색을 가장 잘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현재와 다른 형태의 인터넷을 개발하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주커버그의 페이스북 = 여동생 3명과 부모 등 모두 879명이 친구로 등록돼 있다.

코미디언 앤드샘버그의 팬이고 그린데이와 테일러 스위프트, 샤키라 등의 음악을 좋아하며 친구가 되면 이메일과 휴대전화번호를 알려준다.

최근에는 페이스북의 위치정보서비스 '플레이스'를 통해 그의 행적추적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8월29일 새벽 뉴욕 에이스호텔에 있던 그는 같은 날 오후 7시8분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의 본사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달 31일 오후 10시38분에는 여자친구와 인근 마운틴뷰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하는 것이 포착됐다.

그의 페이스북에는 '세계를 더 공개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I'm trying to make the world a more open place)'라고 적혀있다.

▲주커버그의 성장기 = 뉴욕에서 자란 주커버그는 '고통없는(painless) 닥터Z'로 알려진 치과의사 에드워드 주커버그와 정신과의사이지만 양육을 위해 진료를 그만두고 남편 사무실 매니저로 일하는 캐런 주커버그 사이에서 태어나 유복하게 자랐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에 천재적 재능을 발휘했다.

환자가 도착했을 때 병원 컴퓨터마다 이를 알려주는 네트워크를 직접 만들어 주크넷(ZuckNet)이라고 부르기도 했으며, 부모는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11살 때 컴퓨터 개발전문가의 과외를 받게 했다.

그는 특히 명문고교인 필립스엑스터아카데미 진학 후 펜싱부 주장을 맡고 클래식 학위도 받는 등 기존의 '컴퓨터 괴물'하고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고교 때 친구들과 만든 인공지능으로 청취습관을 파악하는 판도라 초기버전 수준의 '시냅스'라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유명해졌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그를 채용하려고 했지만 거절하고 하버드대에 진학했다.

그러나 2학년 말 결국 학교를 그만두고 페이스북을 창업했다.

▲여자친구와 일상 = 2학년 때 유대인 친목동아리 파티에서 현재의 여자친구인 보스턴 출신 중국계 프리실리아 챈을 만났으며 이달 초 페이스북에 동거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챈이 이번주 이사올 것이기 때문에 현재 모든 가재도구가 2배가 됨. 필요한 게 있으면 버리기 전에 와서 가져갈 것"이라고 올려 놓았다.

챈은 현재 캘리포니아주립대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의 의대 3년차로 소아과의사가 장래희망이다.

이들은 대부분 주말을 함께 보내고, 매년 12월 2주간 해외여행을 간다.

올해는 중국으로 가기로 하고 주커버그는 중국어를 공부 중이다.

주커버그는 모든 집을 미국의 커뮤니티사이트로 부동산과 구인구직 등이 가능한 '크레이그스리스트(Craigslist)'에서 구했다.

실리콘밸리의 첫 집은 친구들이 '쓰러져가는 동굴'이라고 부른 방 한 칸 아파트였으며 현재는 방이 4개인 평범한 단독주택을 빌려서 살고 있다.

그는 이 집이 너무 크다고 생각하지만 주변에서는 그를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부자'라고 부른다.

자동차도 일제 중형승용차를 타고 있다.

페이스북에 파란색이 많은 것은 그가 적록색약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몇년전 온라인 테스트를 통해 스스로 알게됐다.

그는 "파란색이 나에게 있어 가장 풍부한 색"이라며 "나는 모든 파란색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꿈 = 페이스북을 창업한 뒤 2005년 MTV네트워크로부터 7천500만달러에 팔라는 인수제안을 받은 것을 비롯해 야후와 마이크로소프트 등으로부터 매각제안을 받았으나 거절했다.

주커버그에게 10억달러를 제안했던 야후의 전 CEO인 테리 세멀은 "나이와 관계없이 10억달러를 보고도 흔들리지 않은 사람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당시 주커버그는 "이건 가격이 문제가 아니다.

이건 내 아이(baby)이고 지켜보고 보살피고 성장시키고 싶다고 말했다고 세멀은 기억했다.

주커버그는 궁극적인 꿈이 새로운 형태의 인터넷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웹상에 나타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형태로 우리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보다 심오하게 알 수 있는 것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상수 특파원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