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개고기 먹느냐"며 묻지마 폭행 후 도주

중국 상하이(上海)에 거주하는 한국 학생들이 중국인들에게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11일 상하이의 총영사관과 한국학교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9시께 상하이 우중루(吳中路)의 한인타운인 진슈장난(錦秀江南) 아파트 1기 후문 쪽에서 한국인학교 중학3년생 2명이 20대 중국인 6~7명에게 1분여 가량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중국인들은 당시 방과 후 스쿨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돌아가던 피해 학생들의 길을 막으며 "너희가 한국인이냐"고 묻고는 "그렇다"고 하자 "왜 개고기를 먹느냐"며 욕을 하고 얼굴을 때렸다는 것이다.

중국인들은 학생들의 고함 소리에 아파트 경비가 나오자 달아났다.

학생들은 얼굴에 찰과상을 입고 어깨가 결리는 등의 부상을 입었으나 외상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학교는 지난 6일 이 사실을 총영사관에 보고하고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스쿨버스 정차 위치를 아파트 입구로 조정하고 부모와 학생들이 주의하도록 가정 통신문을 발송했다.

총영사관측은 "폭행이 발생하면 중국 공안에 신고를 해야한다"면서 "신고를 하지 않으면 중국 정부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며, 총영사관과 중국 공안간의 업무협조도 어렵다"고 밝혔다.

한 교민은 "상하이 교민의 절반 이상이 모여사는 한인타운에서 어린 학생들이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폭행을 당하는 일이 발생해 충격적"이라면서 "총영사관과 교민단체들이 유사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 대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상하이연합뉴스) 김대호 특파원 dae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