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9일 국가안보전략연구소가 마련한 토론회에서 "북한에서 당 중심의 권력개편이 이뤄짐에 따라 국방위원회의 정치군사적 위상은 물론 군사모험주의의 강경노선이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교수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최근 북한의 내부변화와 3대 세습체제 전망'을 주제로 열린 행사에서 "김정은의 후계구도 과정에서 당이 배제되거나 약화될 경우 엘리트 사이의 심각한 권력투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북한 지도부는 권력이양을 대비해 당을 정비하고 당 중심의 국가체제를 재구축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당 대표자회의 개최 배경을 분석했다.

이어 "(당대표자회에서) 비서국에 김정은이 진입할 경우 조직담당 비서에 보임될 것이며 후계구도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인물 중심으로 당의 핵심기구가 개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교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악화와 후계구도 조기구축 움직임에 따라 군부 중심으로 충성경쟁 양상으로 보이는 권력투쟁 조짐이 드러났고 군사모험주의 세력이 북한 정국을 주도하면서 그 일환으로 천안함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후 안정화 세력이 대안으로서 당의 위상과 역할 복원을 명분으로 국정방향 선회를 모색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조봉현 기업은행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김정은 지지 및 반대 세력 간의 파워게임과 국방위와 노동당의 주도권 싸움을 비롯해 심각한 경제난으로 북한의 3대 세습이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김정은의 등장은 (당대표자회의 조치에 따른) 경제적 성과가 어느 정도 나오는 시점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도 "북한의 후계체제 구축 과정이 준비단계 말기에 이르렀다"면서 "북한이 당대표자회를 기점으로 2012년까지 당 체계 정비를 완료하고 같은 해 7차 당대회를 열어 강성대국 진입을 선포함과 동시에 후계체제를 공식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na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