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위해콘텐츠 차단·전자제품 조립 등 꼽혀

IT업계에서 가장 위험한 직업은 무엇일까.

IT산업이 발전하면서 새로운 직업들이 생겨나고 그 중에는 상당히 위험한 직업들도 포함돼 있다.

미국 일간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은 5일 IT관련 가장 위험한 직업들을 정리했다.

◇인터넷 위해 콘텐츠 차단(Internet Content Moderation) = 소셜네트워크 또는 사진을 주고받는 사이트 등에서 흉악 범죄장면이나 고문, 아동학대 등과 관련된 장면이나 자료를 걸러내는 일로, 수요가 갈수록 늘고 있다.

하지만 이 일을 하는 사람은 매일 근무시간마다 이런 장면을 봐야한다.

80개 고객사를 위해 55명의 직원이 매일 700만개의 이미지를 검사하는 캘러리스의 운영부책임자 스테이시 스프링거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자녀가 있는 직원은 아동학대 같은 장면을 보면 매우 민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캘러리스의 직원들은 무료 카운슬링과 함께 건강보험 등의 혜택이 있지만 일부 직원들의 경우 심리학적인 상처는 치료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전자제품 조립(Electronic Assembly) = 애플 아이폰 등 각종 소비자 가전제품을 만드는 대만 폭스콘(Foxconn)의 중국 공장에서 10명이 넘는 직원들이 자살했다.

자살원인에 대해서는 논란들이 많지만 인권단체들은 팍스콘 등 제조업체들은 대부분 지방에서 올라온 노동자들을 상대로 견딜 수 없을 정도의 억압적인 상황을 만들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자살이 세간의 이목을 끌자 팍스콘은 임금을 인상하고 심리검사를 약속했으며 직원들 사기고양에 힘쓰고 있다.

심리적인 압박만이 전자제품 공장의 유일한 악조건은 아니다.

노동·인권단체들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칩과 조립을 테스트하는 직원들이 암을 발생시키는 방사선에 노출됐다고 주장했다.

◇해저 인터넷케이블 수리(Fixing Undersea Internet Cables) = 일반적으로 인공위성으로 연결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글로벌 인터넷 연결의 99% 이상이 해저로 연결돼 있고, 해저지진 등으로 연결이 끊어졌을 때 이를 수리하는 사람들이 필요히다.

전세계적으로 70척의 선박이 광섬유 설치 및 수리하는 일을 하며 이중 일부는 24시간 대기한다.

각 선박에는 케이블설치공을 포함해 50명 정도의 선원들이 있으며 이들은 해상에서 수개월씩 지낸다.

해저작업 대부분은 로봇이 하지만 갑판 위에서 이뤄지는 케이블의 조사와 수리 등은 사람들에 의해 이뤄진다.

고무장갑을 끼지만 1만 볼트의 전류가 흐르는 케이블을 만지는 과정에서 감전의 위험이 있고, 갈라진 케이블로부터 나오는 레이저로 인해 망막이 손상되기도 한다.

◇ 통신탑 작업(Communications-Tower Climbing) = 미국에서 1만1천명에 달하는 수리공들이 휴대전화 연결을 위해 통신탑에 올라가 케이블 설치와 수리 등을 한다.

2006년 이들 중 18명이 작업 중 사망했다.

행정부의 직업 안전.건강과 관련된 부서는 2008년 이 직업을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직종으로 분류했다.

◇ 전자제품 재활용(Unregulated E-Waste Recycling) = 오래된 컴퓨터나 CRT(브라운관)모니터를 재활용을 위해 보내면 안전하게 해체되기보다는 고물집하소에 집결된후 아시아나 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으로 보내진다.

이들 국가에서는 하루 1달러를 벌기 위해 조잡한 도구로 전자제품을 분쇄해 회로판에서 금, 은 등 값비싼 금속들을 골라내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작업 과정에서 납이나 카드뮴, 베릴륨, 수은 등 위험물질과 접촉할 수 있고, 구리를 얻기 위해 회로판을 산에 넣거나 폴리염화비닐(PVC)케이블을 태우는 과정에서 화학물질에 노출되기도 한다.

◇ 분쟁지역 채굴(Mining 'Conflict Minerals') = 콩고 동부지역은 콘덴서에 사용되는 탄탈, 회로판 접합을 위한 주석, 휴대전화 진동을 위한 텡스텐 등이 풍부한 지역이지만 수만명이 이들 광물을 위해 몹시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콩고의 무장단체들은 매년 이 광물교역으로 1억8천만달러를 벌고 있지만 국민 대부분은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또 밀수업자들은 이 광물밀수로 10억달러를 벌고 있지만 IT업체들은 이들 제품에 대한 관리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전쟁지역 인프라구축(Infrastructure Work in War Zones) =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등 전쟁지역에서 얼마나 많은 IT관련 사상자들이 발생했는지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군작전용이든 민간용이든 통신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많은 인력들이 목숨을 걸고 작업을 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상수 특파원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