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선두 재탈환..수원 9경기 연속무패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의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이끌었던 허정무 감독이 '사제 대결'로 치러진 K-리그 복귀전에서 힘겹게 무승부를 거뒀다.

또 제주 유나이티드는 3연승 행진으로 사흘 만에 정규리그 선두에 복귀하며 '제주발 돌풍'의 재시동을 걸었고, 서울은 광주를 제물로 삼아 단독 2위로 뛰어 올랐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인천은 4일 인천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부산과 쏘나타 K-리그 2010 20라운드 홈 경기에서 1-1로 승부를 내지 못했다.

2007년 전남 사령탑을 마지막으로 K-리그 무대를 떠나 태극전사를 지휘해왔던 허정무 감독은 3년 만의 K-리그 복귀전 상대가 대표팀에서 '사제의 정'을 맺었던 황선홍 부산 감독이어서 팬들의 관심이 더욱 집중됐다.

인천 선수들은 허정무 감독의 복귀전 승리를 위해 뛰었지만 유병수의 페널티킥을 막아낸 부산 골키퍼 이범영의 '슈퍼세이브'에 막혀 무승부에 그쳤고, 허정무 감독은 인천을 5연패의 수렁에서 구해낸 것에 만족해야 했다.

인천은 후반 24분 유병수의 페널티킥이 볼의 방향을 읽은 골키퍼 이범영에게 막히면서 결정적인 골 기회를 날렸다.

반격에 나선 부산은 후반 27분 김근철이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장신 공격수 정성훈이 선제 헤딩골로 만들면서 앞서갔다.

다급해진 인천은 후반 30분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이준영의 패스를 받은 브루노가 귀중한 동점골을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인천은 6분 뒤 브루노의 강력한 헤딩슛이 몸을 날린 부산의 골키퍼 이범영의 손에 맞고 나오면서 역전 기회를 놓친 채 무승부로 경기를 끝냈다.

지난 1일 성남에 선두를 내줬던 제주는 울산을 홈으로 불러들여 1골1도움의 맹활약을 펼친 구자철의 활약에 힘입어 2-1 역전승을 거두며 기분 좋은 3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승리로 제주는 12승4무3패(승점 40)로 '꼴찌' 대구와 비긴 선두 성남(승점 38)을 3위로 끌어내리고 정규리그 1위 자리를 되찾았다.

후반 10분 울산의 까르멜로에게 선제골을 내준 제주는 후반 28분 구자철의 동점골에 이어 후반 40분 구자철의 도움을 받은 배기종의 역전골이 터지며 승리를 챙겼다.

수원은 강원과 원정 경기에서 후반 19분 터진 호세 모따의 결승골과 후반 29분 다카하라의 추가골이 터지면서 헤나토가 1골을 만회한 강원을 2-1로 물리쳤다.

지난 1일 성남과 비기면서 아쉽게 6연승 달성 멈췄던 수원은 이날 승리로 다시 한번 연승 도전과 더불어 지난 7월 18일 대구를 꺾으면서 시작된 무패행진(7승2무)을 '9'로 늘리고 6위로 한 계단 오르면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가능성을 높였다.

수원은 후반에 교체투입된 호세모따가 후반 19분 페널티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수비수 2명을 앞에 두고 강하게 오른발로 때린 볼이 크로스바를 맞고 골라인 안쪽으로 떨어지며 앞서갔다.

기세가 오른 수원은 일본 대표팀 출신의 특급 공격수 다카하라가 페널티지역 왼쪽 측면에서 오른발슛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는 추가골을 터트려 원정 승리를 완성했다.

강원은 경기 종료 직전 헤나토의 프리킥골이 터져 겨우 영패를 면했다.

서울은 광주를 홈으로 불러들여 후반 26분 김진규의 결승골을 시작으로 후반 34분 데얀의 추가골에 이어 최효진이 인저리타임에 쐐기골을 터트리며 3-0으로 완승했다.

정규리그 13승6패(승점 39)가 된 서울은 제주에 승점 1점차로 따라붙으며 2위가 됐다.

선두권에서 잠시 밀려난 전북은 포항과 난타전 끝에 1골2도움의 '불꽃 활약'을 보여준 에닝요의 원맨쇼를 앞세워 3-2로 이기고 선두권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밖에 전남은 정윤성-김형호-김형필의 릴레이골이 터지며 3-0으로 이겨 대전을 4연패의 수렁에 밀어넣었고, 성남은 대구와 2-2로 비겨 3위로 두 계단 추락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