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11일 가출, 숨진 70대 노인의 시신 일부로 확인

인천의 한 해수욕장에서 사람의 절단된 발이 발견돼 해경이 한때 긴장했으나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된 70대 남성의 시신 일부로 확인됐다.

3일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8월20일 오후 3시께 인천시 중구 용유도 선녀바위해수욕장에서 사람의 절단된 발이 물 위에 떠다니는 것을 인근 펜션 운영업자 임모(33)씨가 해경에 신고했다.

임씨는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하다 발가락 5개가 모두 달린 사람의 오른쪽 발을 발견, 알려왔다"라고 말했다.

인천해경은 처음부터 누군가 시신을 절단해 버렸을 가능성 보다는 사고에 의해 신체 일부가 절단됐을 개연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여왔다.

절단면의 형태가 예리한 흉기로 자른 것처럼 깨끗하지 않고 비교적 뭉툭해 와이어나 로프 등에 의해 절단된 것 같다는 전문의 소견 때문이다.

해경은 조업선박에서 어망과 연결된 와이어에 의해 선원들의 손발이 절단되는 사고가 종종 발생하는 점을 미루어 최근 이같은 사고가 있었는지 주변 어민을 상대로 탐문했다.

또 사고로 이송된 환자가 있는지 119 구조대와 시내 병원을 수소문하고 발견된 발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보내 유전자 검사를 의뢰했다.

해경은 최근에야 국과수로부터 발에서 검출된 유전자가 지난 8월15일 중구 용유도 을왕리해수욕장 갯바위 틈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강모(72)씨의 유전자와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강씨의 발이 발견된 선녀바위해수욕장과 시신이 발견된 을왕리해수욕장은 직선거리로 약 1km 떨어져 있다.

강씨는 지난 8월11일 인천시 부평구의 자택을 나가 4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으며, 시신은 발견 당시 오른쪽 종아리 아래가 사라진 상태였다.

해경은 지병이 있는 강씨가 평소 가족에게 부담을 주기가 싫다고 말해왔고, 남아있는 왼쪽 발목에서 묶은 흔적이 발견된 점 등으로 미루어 강씨가 무거운 물체를 양 발에 매달아 자살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인천해경 관계자는 "발견된 발의 주인이 변사자로 빨리 확인되지 않았다면 수색작업을 벌이거나 수사본부를 차리는 등 수사를 확대할 뻔 했다"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인천연합뉴스) 최정인 기자 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