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정부가 대형 은행이라고 구제해주는 ‘대마불사’ 관행은 앞으로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냉키 의장은 2일 의회 금융위기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대형 은행이 금융시스템을 위협한다면 감독당국이 반드시 문닫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금융위기에서 얻은 한 가지 교훈이 있다면 대형 은행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버냉키 의장은 이어 “2008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은 불가피했다”면서 “당시 리먼은 자금을 조달할 충분한 담보가 없었다”고 해명했다.이어 “리먼을 구제했더라면 납세자들에게 수십억달러에 이르는 손실을 안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리처드 풀드 전 리먼 브라더스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청문회에서 리먼은 구제될 수 있었으나 감독당국이 지원을 거부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버냉키 의장은 또 “정부가 대형 은행들을 구제하는 것은 건전한 해결책이 아니다”며 “금융감독개혁법은 대마불사 관행을 종식시키는 큰 개선책을 담고 있다”고 했다.“대마불사는 위기의 한 원인이었으며 정책 입안자들이 대형 은행을 통제하지 못한 주요 걸림돌 가운데 하나였다”고 털어놨다.

1820억달러에 달하는 구제금융을 받은 AIG보험과 리먼은 어떻게 다르냐는 지적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AIG는 미 최대 보험사로서 FRB로부터 긴급대출을 받을 수 있는 충분한 자산을 갖고 있었다”며 “FRB는 AIG에 지원한 구제금융을 반드시 회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FRB의 2인자이자 퇴임을 준비 중인 도널드 콘 부의장도 1일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월가는 정부의 추가 구제금융을 기대해선 안된다”며 월가에 직격탄을 날렸다.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다양한 재정정책을 동원하고 있지만,정부 빚 또한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월가가 더이상 추가 구제금융에 목매선 안된다는 점을 경고한 것이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장성호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