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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텐베르크 보다 200년 앞선 最古 금속활자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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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보성고미술 소장 청동활자 12점 공개
    남권희 교수 "직지보다 오랜된 13세기 초 추정"

    현존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 인쇄물인 《직지심체요절(직지심경)》보다 138년 이상 앞선 것으로 추정되는 13세기 초 고려시대 금속활자가 발견됐다. 이 금속활자가 세계 최고로 공인되면 한국은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직지심경》보다 더 앞선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 실물을 보유해 세계 인쇄술의 역사를 새로 쓰게 된다. 《직지심경》은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로 찍은 《42행 성경》보다 78년 앞서 간행됐으므로 이번에 발견된 활자는 구텐베르크 활자보다 200년 이상 앞선다.

    서지학자인 남권희 경북대 문헌정보학과 교수(한국서지학회장)는 서울 경운동의 고미술 컬렉션인 다보성고미술이 소장한 금속활자 100여점을 분석한 결과 이 중 12점이 1377년 주조된 청주 '흥덕사자(興德寺字)'로 간행된 《직지심경》보다 138년 이상 앞선 13세기 초 금속활자인 '증도가자(證道歌字)'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1일 말했다.

    남 교수와 다보성고미술은 2일 오전 '한일 강제병합 100년-돌아온 문화재 특별전'이 열리는 다보성고미술전시관에서 설명회를 갖고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발표하는 한편 '증도가자' 실물을 공개할 예정이다.

    남 교수에 따르면 '증도가자'는 1232년 고려 수도 개경에서 '남명천화상송증도가'(보물 제758호)를 인쇄한 활자로,'남명천화상송증도가'는 삼성출판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이 책에는 1239년 당시 무신정권의 1인자였던 최이가 더 이상 전해지지 않는 금속활자본 '증도가'를 목판으로 복각해서 새로 찍어냈다고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목판본 '증도가'보다 앞서 금속활자본 '증도가'가 제작돼 유통됐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이의 존재를 입증할 만한 금속활자나 금속활자인쇄본은 전해지지 않아서 그 주조 시기나 수량,인쇄 시기 등을 알 수 없는 상태였다. 다만 목판본을 근거로 활자 규격이 가로 · 세로 각 1.0㎝ 정도로 추정됐을 뿐이다.

    하지만 남 교수가 다보성고미술이 소장한 고려시대 금속활자들을 분석한 결과 이 중 청동활자 12점이 '증도가'를 인쇄한 금속활자로 확인됐다. 남 교수가 확인한 이 활자들은 明(명) 所(소) 於(어) 菩(보) 善(선) 平(평) 方(방) 法(법) 我(아) 福(복) 不(불) 子(자) 등이다. 이들은 목판본 '증도가자'와 크기가 거의 일치했고,활자의 구성 성분도 밝혀졌다.

    활자 크기는 글자에 따라 다르지만 '不'자는 가로 12.11㎜,세로 10.93㎜에 무게 4.31g이었으며 '於'자는 가로 15.65㎜,세로 13.24㎜에 무게 4.88g이었다.

    주조방법은 '직지심경'을 찍은 활자처럼 밀랍주조한 것이 아니라 모형이 주물틀의 상하로 분리되는 주물사 주조방식인 것으로 밝혀졌다.

    '증도가'는 현각선사가 깨달은 바를 적은 글(증도가)을 1076년 송나라의 남명천 선사가 풀이하고 뒷글을 적어 찍어낸 책이다.

    고려 왕조는 1076년부터 몽골의 침입으로 수도를 개성에서 강화도로 옮긴 1232년 사이에 이 책을 금속활자로 찍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속활자가 1126년 이후에 발명된 점을 감안하면 '증도가'는 1200년 전후에 인쇄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남 교수는 추정했다.

    아울러 《직지심경》을 찍은 '흥덕사자'가 지방 활자인데 비해 이번에 확인된 '증도가자'는 중앙에서 주조 · 사용된 활자로서 고려시대의 활자 주조술과 조선시대로 이어지는 역사적 변천 과정을 밝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다보성고미술은 남 교수가 세계 최고 금속활자라고 주장한 '증도가자'의 제조 시기를 밝혀내기 위해 보존과학자들에게 성분 분석을 의뢰하는 등 다각도의 분석과 검증을 거쳤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금속활자가 세계 최고로 공인받기 위해서는 국내외 관련 학계의 교차 검증과 비판을 거쳐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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