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31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중국에 자주 가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고 "중국식 경제발전을 볼 기회가 많아 (김 위원장의)방중이 북한 경제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김희정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중국의 발전상을 직접 현장에 가서 본 것이 향후 북한이 개혁 개방을 추진하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를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개방정책을 취한 중국을 '벤치마킹'해 경제발전에 나서라는 간접적 촉구인 셈이다. 남북 관계의 국면전환까지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렇지만 이 대통령이 북 · 중 정상 간 대화 내용 중 유독 경제부분만 언급하고 김 위원장이 의지를 나타낸 6자회담 재개에 대해선 한마디도 하지 않은 것은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 기본 스탠스를 잘 보여 준다. 북한이 개방으로 나오면 기존의 약속대로 대대적 지원이 있을 것이지만 실질적 비핵화 의지를 보여야 6자회담이 가능하다는 의미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