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게 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가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로 던지는 것) 기록을 29경기에서 멈춘 류현진(한화)이 생애 두 번째 투수 3관왕을 달성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26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넥센과 방문경기에서 7이닝을 4점으로 막고 시즌 16승(4패)째를 수확했지만 퀄리티스타트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대기록이 끊기는 아픔을 맛봤다.

류현진은 경기 후 "너무 오래 쉰 탓인지 컨디션은 좋은 편이 아니었다.

퀄리티스타트를 이어가고 싶었고 부담도 있었는데 오늘 깨져서 오히려 후련한 생각이 든다"고 담담히 말했다.

이어 "1회에는 직구 위주로 던지다가 3점을 준 뒤부터는 변화구 위주로 패턴을 바꿨다"면서 "평균자책점이 올라가서 속상하고 다시 낮추는 데 힘을 쏟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 17일 LG와 경기에서 9이닝 동안 2점만 주고 호투하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던 류현진은 9일 만에 등판에서 직구 최고속도가 시속 146㎞에 머무는 등 예전 같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1회 동료 우익수의 불운한 실책성 플레이까지 겹치면서 모두 자책점으로 기록됐고 7회 강귀태에게 솔로포를 얻어맞고 아쉽게 대기록이 끝났다.

전날까지 23경기에서 4자책점 이상을 준 적이 없었던 류현진은 이날 모처럼 대량 실점을 하면서 맞춰가던 평균자책점이 1.64에서 1.77로 뛰었다.

2위 김광현(SK.2.36)보다는 여전히 앞섰지만 올해 목표로 방어율 왕을 내건 류현진으로서는 공든탑이 한꺼번에 무너진 탓에 속이 심란할 법도 했다.

그러나 다승(16승)과 탈삼진(184개)까지 세 부분에서 1위를 굳건히 지켜 2006년에 이어 4년 만에 두 번째 투수 트리플크라운을 향해 한 발짝 다가섰다.

류현진은 "투수 3관왕 중에서도 다승이 가장 어려울 것 같다.

김광현과 양현종(KIA), 켈빈 히메네스(두산.이상 14승) 등과 경쟁할 것 같은데 최선을 다해 3관왕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한편 20승 달성은 남은 일정상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예정대로라면 류현진은 9월2일 삼성과 경기부터 시즌 끝까지 4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전승을 챙겨야 20승이 가능한데 타선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류현진이 강한 팀은 롯데(4승)와 넥센(5승), LG(3승1패)다.

삼성과 경기에는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64로 우수하나 타선이 막혀 1승밖에 따내지 못했고 KIA를 상대로는 1승2패 평균자책점 3.00으로 7개 구단 중 성적이 가장 안 좋다.

선두 SK를 제물로는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56으로 철벽투를 뽐냈다.

한대화 감독이 "무조건 현진이의 20승을 챙겨주겠다"고 선언한 만큼 잔여 경기 일정을 보고 어떤 날 류현진을 투입할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