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류현진(한화)이 시즌 16승 고지에 오르며 다승 단독 선두로 치고 나섰지만 아쉽게 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 행진은 29경기에서 마감했다.

류현진은 26일 양천구 목동구장에서 계속된 2010 CJ마구마구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안타 7개를 맞고 4점을 내줬다.

팀이 6-4로 이기면서 류현진은 16승(4패)째를 수확하고 전날까지 다승 공동 1위였던 김광현(SK)을 1승 차로 따돌렸다.

하지만 지난해 8월19일 삼성과 경기부터 선발투수로 나선 게임에서 연속으로 펼쳐 온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가 6이닝 이상 던지고 3자책점 이내로 막는 것) 대기록은 안타깝게도 29경기에서 제동이 걸렸다.

"반드시 20승을 만들어주겠다"던 한대화 감독의 배려 속에 지난 17일 LG와 경기 후 9일 만에 등판한 류현진은 1회 동료 우익수 이상훈이 조명탑 불빛에 가려 평범한 뜬공을 놓치면서 순식간에 3점을 내줬고 7회 강귀태에게 일격을 당했다.

6회까지 3점으로 막아 30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눈앞에 뒀던 류현진은 선두 타자 강귀태에게 직구를 뿌렸다가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포를 허용하고 말았다.

불운하게도 동료의 실책성 플레이가 겹쳐 자책점이 4점으로 늘면서 류현진은 1년 만에 퀄리티스타트에 실패했다.

대신 평균자책점(1.77)과 탈삼진(184개), 승률(0.800)에서 모두 선두를 달리며 투수 4관왕에 다가선 점에 위안을 삼았다.

류현진은 "오래 쉰 탓인지 컨디션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퀄리티스타트에 대한 부담이 있었는데 오늘 깨져 오히려 후련하다. 높아진 평균자책점을 다시 낮추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선두 SK는 KIA를 7-0으로 격파하고 6연승 후 4연승을 달렸다.

무기력한 공격 끝에 무너진 KIA는 4위 롯데와 다시 6경기 차로 벌어져 '가을잔치' 초대장을 포기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삼성은 박한이와 신명철, 현재윤이 터뜨린 홈런 3방을 앞세워 웅담포 군단 두산을 6-4로 물리치고 2위 싸움을 사실상 끝냈다.

2위 삼성과 3위 두산의 경기 차는 5.5경기로 벌어졌다.


●목동(한화 6-4 넥센)


탈꼴찌 경쟁팀 넥센만 만나면 힘을 내는 한화 타선이 적시에 터져 승리도 챙기고 류현진도 도왔다.

2-3으로 끌려가던 4회 선두 이양기가 넥센 3루수 김민우의 실책으로 출루하면서 물꼬를 텄다.

김태완의 안타로 만든 무사 1,2루에서 정현석이 번트 자세 후 강공을 펼쳐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때렸고 이양기가 홈을 밟아 동점을 이뤘다.

한화는 신경현의 볼넷으로 이어간 1사 만루에서 이대수의 희생플라이, 정원석의 2타점 적시타로 4점을 뽑아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광주(SK 7-0 KIA)


KIA의 물먹은 방망이로 짜임새 있는 SK 방패를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회 무사 1,3루 기회를 못살린 KIA는 0-2로 끌려가던 4회 볼넷과 최희섭의 2루타로 무사 2,3루 동점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해결사' 김상현이 삼진으로 돌아선 데 이어 SK 3루수 최정의 호수비에 막혀 땅을 쳤다.

최정은 김상훈이 때린 좌선상을 빠지는 타구를 역동작으로 잡아 재빨리 홈에 공을 뿌렸고 정확히 포수 정상호의 미트에 박혔다.

홈을 쇄도하던 3루 주자 나지완은 여유 있게 아웃됐다.

박기남마저 중견수 뜬공으로 잡히면서 또 찬스를 날렸다.

최정은 6회 2사 2루에서 깨끗한 좌전 안타로 타점을 올리며 공격에서도 KIA에 비수를 꽂았다.

이호준은 계속된 2사 1루에서 좌중간 1타점 2루타로 쐐기를 박았다.

SK는 승부가 기운 9회에도 3점을 추가, 공수에서 완승을 거뒀다.


●대구(삼성 6-4 두산)

삼성 철벽 불펜이 5회까지 앞섰을 때 50전 전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1회 박한이의 선두타자 솔로포, 2회 신명철의 솔로 아치, 4회 현재윤의 투런포가 잇달아 터지면서 6-2로 승기를 잡자 선동열 삼성 감독은 선발투수 장원삼을 내리고 6회부터 계투조를 가동했다.

그러나 정인욱과 정현욱이 볼넷을 남발하며 2점을 주자 6회 2사 만루에서 선 감독은 최후의 보루 안지만을 조기투입하는 초강수를 썼다.

안지만은 정수빈을 2루 땅볼로 잡고 급한 불을 껐고 무실점으로 호투한 뒤 9회 바통을 권혁에게 넘겼다.

선 감독은 권혁이 2사 후 안타를 맞자 오른손 타자 김동주에 맞서 배영수를 마무리로 올렸고 배영수는 2사 1,2루에서 최준석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승리를 지켰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