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아버지 구속후 석방..검찰, 딸 기소

10대 소녀가 친아버지에게 성폭행당했다고 신고했다가 허위로 밝혀져 철창신세를 지는 어이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아버지는 구속됐다가 13일 만에 무죄로 밝혀져 풀려났고 딸의 허위 신고에 충격을 받았지만, 딸을 처벌하지 말아 달라며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

19일 검찰에 따르면 임신 중이던 A(17.고1년 중퇴)양은 지난 2월 대학생인 친언니에게 "아버지에게 성폭행당했다"고 고백한 뒤 산부인과에서 낙태수술을 받았고, 자매는 이 얘기를 더는 입 밖에 꺼내지 않았다.

4개월 뒤 자매는 아버지인 B(45)씨가 집 안에서 흉기를 들고 폭력을 휘두르자 경찰에 신고했고, 이 과정에서 A양은 아버지에게 성폭행당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결국 경찰은 A양의 진술이 자세하고 일관돼 혐의가 있다고 판단, 지난달 22일 B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한 뒤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A양의 일기장을 통해 남자관계를 알게 된 B씨의 형은 A양에게 사실을 말하라고 추궁했고, B씨는 "허위 신고했다"는 딸의 자필 진술서와 함께 구속적부심사를 청구했다가 기각되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은 사건기록을 다시 살핀 뒤 재조사하는 과정에서 A양으로부터 "허위 신고해 아버지에게 미안하다"는 진술을 받았고, 결국 B씨는 구속 13일 만인 지난 4일 풀려났다.

검찰은 이날 A양을 무고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폭력적인 B씨에게 보복을 당할 우려도 있었기 때문이다.

A양은 검찰에서 "남자친구와 성관계로 임신해 배가 불러오자 낙태 수술을 받으려고 언니에게 거짓말을 했고, 아버지의 잦은 폭력에 허위 신고를 했다"고 자백했다.

이에 따라 의정부지검 형사4부(박형관 부장검사)는 19일 무고 혐의로 A양을 구속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B씨는 자신의 평소 행동을 후회하면서 딸의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며 "부녀 사이에 신뢰가 깨진 씁쓸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의정부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ky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