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 모기지증권 만기도래 후 장기물 국채 매입에 재투자
금리동결, 초저금리 기조 `상당기간 계속 유지' 입장 재천명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10일 최근 몇달간에 걸쳐 경기회복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예상보다 부진한 회복세가 더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둔화되고 있음을 연준이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준은 이에 따라 정책금리를 종전과 같이 제로(0) 수준으로 동결하고 앞으로 상당기간에 걸쳐 초저금리 기조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천명했다.

이와 함께 연준은 보유 모기지증권의 만기도래로 생기는 현금을 장기물 국채 매입용으로 재투자하는 한편 보유 국채 가운데 만기도래하는 물량도 계속 롤오버(roll over) 함으로써 시중 실세금리의 하향 안정을 도모하기로 했다.

연준은 이날 통화정책결정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후 발표한 성명에서 이같이 밝혔다.

당초 FOMC 회의를 앞두고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발권력을 동원해 채권을 매입하는 식으로 시중에 유동성을 추가공급하는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대두됐으나 이번 FOMC 회의 결과는 추가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조치는 일단 배제했다.

대신 시장에 미칠 충격을 최소화하는 수준에서 경기부양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연준이 보유 모기지증권의 만기도래분으로 국채 매입에 재투자할 경우 흡수되는 유동성을 다시 시중에 풀어놓는 형식이기 때문에 전체 유동성에는 큰 변화가 없다.

다만 지금까지 모기지증권의 만기도래와 함께 시중의 현금을 흡수하던 조치를 중단, 전체 유동성을 축소하지 않고 현수준에서 계속 유지하는 식으로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의 수준을 종전보다 한단계 강화했다.

FOMC는 성명에서 "기업의 생산과 고용 부문에서 경기회복세가 최근 몇달간 느려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기대했던 것보다 미흡한 경기회복세가 앞으로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연준은 4월 FOMC 회의 때 "경제활동이 계속 탄탄해지고 있다"고 진단했으나 6월 회의 때는 "경기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표현으로 수정됐고 이번 회의에서는 "회복세가 느려지고 있다"는 표현으로 후퇴, 경기에 대한 평가가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연준은 따라서 정책금리인 연방기금 금리를 현재의 연 0∼0.25% 수준에서 동결하고 이러한 초저금리 기조를 `상당기간에 걸쳐'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방기금 금리는 2008년 12월 제로 수준으로 낮춰진 이후 계속 동결되고 있다.

연준이 초저금리 기조를 계속 유지하는 한편 모기지 증권의 만기도래분을 국채 매입에 재투자키로 함에 따라 한때 `출구전략'이라는 이름으로 거론되던 통화긴축에 관한 논의는 당분간 수면하로 들어가고 경기부양적인 통화정책 기조가 금융시장의 전체 분위기를 지배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FOMC 회의에서는 10명의 이사 가운데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인 토머스 호니그 이사가 `상당기간에 걸쳐' 저금리를 유지한다는 표현을 성명서에 담는데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 찬성 9 반대 1로 성명서가 채택됐다.

호니그 이사는 특히 모기지 증권의 만기도래분을 국채 매입에 재투자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밝혔다.

(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