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에 사는 양선혜씨 부부는 7월 마지막 주말인 지난달 31일 아침식사를 마치고 네 살 먹은 딸과 함께 잠실 롯데월드로 향했다. 무더위를 피해 실내에서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였다. 우선 놀이공원인 '롯데월드 어드벤처'에서 회전목마 등 놀이기구를 타고 '삼바축제'를 테마로 한 퍼레이드를 즐긴 후 민속박물관 옆 식당가에서 한식으로 점심을 먹었다. 오후에는 백화점에서 친정아버지에게 선물할 셔츠를 구매하고 완구전문점인 '토이저러스'에 들러 아이가 좋아하는 '스티커'세트도 샀다. 이후 롯데마트에서 장을 본 후 집으로 돌아왔다. 양씨는 "주말에 특별한 계획이 없을 때는 잠실롯데월드나 코엑스몰에 가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곤 한다"며 "최근 생긴 송파구 장지동 가든파이브도 가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곳에서 쇼핑과 외식,여가생활 등을 원스톱으로 즐기는 '몰링'(malling)시대가 활짝 열렸다. 몰링을 즐길 수 있도록 백화점이나 아울렛과 같은 쇼핑시설을 중심으로 테마파크 · 대형서점 · 식당가 · 멀티플렉스 등 각종 편의시설을 두루 갖춘 복합쇼핑몰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복합쇼핑몰 시대 도래

유통 전문가들은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 선진국과 같이 한국에서도 소비환경이나 유통산업 발전 측면에서 복합쇼핑몰이 본격화할 여건이 조성됐다고 입을 모은다. 백인수 롯데백화점 유통전략연구소장은 "자동차 보급 확산이나 주5일 근무제 정착,소득수준 향상 등으로 쇼핑과 여가를 제대로 즐기기 위한 소비자의 요구가 높아지고 코엑스몰 · 아이파크몰 등을 통해 몰링에 대한 개념이 널리 퍼지면서 복합몰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존 부지를 재개발할 때 복합몰은 최우선적인 유치 대상이 됐다. 경방이 지난해 9월 서울 영등포 경방공장 부지에 세운 '타임스퀘어'나 대성산업이 내년 8월 말 개장 목표로 신도림 대성연탄 부지에 짓고 있는 '디큐브시티'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 복합몰 성장의 걸림돌이던 '콘텐츠 부족'도 상당부분 해소됐다. 자라 망고 갭 유니클로 H&M 등 1000㎡(300평) 이상의 대형 매장을 요구하는 글로벌 SPA(패스트패션) 브랜드가 이미 국내에 진출했고 '딸기가 좋아','키자니아' 등 다양한 키즈 테마파크가 인기를 끌면서 넓은 공간을 채우고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다양한 테넌트(입점업체) 확보가 쉬워졌다.

유통업체들로서도 복합몰은 새로운 성장 동력이다. 국내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시장 포화 등으로 단독건물 형태로 출점하기 힘들어진 상황에서 신도시나 재개발 지역에 개발되는 복합쇼핑몰은 점포수를 늘릴 수 있는 성장의 기회다. 롯데쇼핑과 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유통 '빅3'가 복합쇼핑몰 개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청량리역사몰, 레이킨스몰 이달 오픈

지난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은 신세계 센텀시티(부산)와 영등포 타임스퀘어(서울)가 잇따라 개장하며 몰링 붐을 일으켰다면 올해는 이달 말 문을 여는 롯데 청량리역사몰(서울)과 일산 레이킨스몰(고양)이 바통을 이어받는다.

연면적 17만7000㎡(5만3500평) 규모의 청량리역사몰은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롯데시네마와 공연장,갤러리,금융센터,생태공원 등으로 구성된다. '영 라이프스타일 센터'로 오는 10월 초 재개장하는 기존 롯데백화점 청량리점과 함께 '청량리 롯데타운'을 이루게 된다. 연면적 16만9405㎡ 규모의 일산 레이킨스몰은 핵심 쇼핑시설인 현대백화점 킨텍스점을 필두로 대형마트인 홈플러스와 메가박스,병원 등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선다.

2014년 최종 완성되는 '부산 롯데타운'의 핵심시설로 지난해 말 문을 연 롯데백화점 광복점도 이달 25일 신관을 새로 열어 복합몰로서의 위용을 갖추게 된다. 신관에는 15m 높이의 물기둥이 레이저쇼를 펼치는 '아쿠아틱쇼'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선보인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