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 28 재 · 보선 이후 여야 정치권의 권력지형이 꿈틀거리고 있다. 한나라당은 정권의 2인자인 이재오 의원의 '귀환'으로 여권 내 세력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민주당은 선거패배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본격적인 당권경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재오 의원,그리고 둘 사이의 이상득 의원.이재오 의원의 귀환이 구심점을 잃었던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이 결집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관측은 이미 오래전부터 나왔다. 초점은 이 의원의 활동폭과 방향,여기에 대응하는 친박(친박근혜)계 움직임이다. 친박계와 친이계 사이에서 어느 쪽과도 척을 지지 않은 이상득 의원의 행보도 관심사다.

일단은 링 밖을 돌며 관망하는 분위기다. 이재오 의원은 선거가 끝난 지 4일이 됐지만 지역구에 머물고 있다. 선거에서 승리한 뒤 이명박 대통령과 독대한 걸 제외하곤 별다른 일정을 만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로 인해 당에 갈등이 일어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이 의원은 앞으로 한 달간'한강을 건너지 않겠다'는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 측도 일단은 관망하는 분위기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 간 회동 가능성이 무르익으면서 조성되는 화해 모드를 굳이 깨야 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또 다른 중심축인 이상득 의원은 해외 자원외교에 전념하고 있다. 남미와 중앙아시아를 잇달아 방문했고 최근 리비아와의 외교마찰이 불거지자 특사자격으로 리비아를 다녀왔다.

그렇다고 국내정치와 거리를 두고 있는 건 아니다. 친이계는 물론 친박 의원들과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정동영 · 손학규 상임고문 등 '빅3'간 경쟁구도가 이번 주를 기점으로 가시화될 전망이다. 비주류 측의 지도부 총사퇴공세에 "나만 물러나면 된다"고 했던 정 대표는 이번 주 초에 거취를 결정한다. 정 대표는 대표직 사퇴와 함께 당권 재도전 의사를 공식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되면 정 · 손 고문의 대응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쇄신연대의 주축을 맡고 있는 정 고문은 이미 '담대한 진보'를 자체 브랜드로 내걸고 당권 도전준비를 해온 상태다.

재 · 보선 이후 다시 춘천으로 향한 손 고문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선 손 고문의 출마를 시간문제로 본다. 천정배 의원도 당권 도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박신영/김형호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