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와 커피를 제외한 대부분 농산물의 국제거래가격이 최근 한 달 새 일제히 상승하면서 농산물 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농산물펀드의 투자비중이 높은 소맥의 가격이 최근 한 달 동안 32.3%,옥수수 가격은 17.0% 급등하면서 펀드수익률도 덩달아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기상이변으로 농산물 수급이 불안정해지면 장기적으로 농산물 값도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계절적 요인 등으로 변동성이 큰 만큼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테마형 펀드 중 최근 한 달 수익률 으뜸

농산물펀드는 밀 옥수수 콩 등 농산물 생산업체에 직접 투자하는 주식형펀드와 농산물 관련 지수를 추종하는 파생형 인덱스펀드로 나뉜다. 2006년 '미래에셋맵스로저스농산물지수특별자산 B'를 시작으로 시장에 속속 선보인 농산물펀드는 계절적 요인에 따른 수급의 불안정성 때문에 원자재펀드 중에서도 변동성이 큰 펀드로 꼽힌다.

올 들어서는 농산물 수급이 안정되며 가격이 하락해 수익률이 부진했지만 최근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한 달 수익률이 테마형펀드 중에서 가장 높았다.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농산물펀드의 최근 한 달(7월28일 기준) 수익률은 4.46%로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펀드 수익률(1.60%)을 크게 앞질렀다.

특히 파생형 인덱스펀드가 두각을 나타냈다. '우리애그리컬쳐인덱스플러스C-I'는 한 달간 9.01%의 고수익을 올렸다. '신한BNPP애그리컬쳐인덱스1A' '미래에셋맵스로저스농산물지수특별자산B'도 나란히 6%대 수익을 거뒀고,'산은짐로저스애그리인덱스특별자산 1A'도 4%대 수익을 냈다. 박현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폭우 폭염 등 전 세계 기상이변으로 주요 농산물의 가격지수가 상승하면서 관련 인덱스펀드 수익률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주식형펀드도 양호한 수익을 냈다. '도이치DWS프리미어애그리비즈니스 C-I'(3.10%)와 '마이애셋글로벌코어애그리 A'(2.08%)는 해외 주식형펀드 평균수익률을 웃돌았다.

◆파생형 인덱스 · 환헤지 펀드 유리

농산물펀드 수익률은 농산물 가격에 따라 수시로 출렁이는 만큼 시장 전망에 따라 펀드 유형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향후 농산물 수급이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한다면 파생형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 반면 글로벌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까지 밝은 경우라면 주식형펀드에 투자하는 게 더 낫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농산물펀드는 농산물 수급에 대한 예측이 어려워 단기적인 전망보다는 투자자들이 짊어질 수 있는 리스크 수준에 따라 펀드 유형을 선택해야 한다"며 "다만 일반 투자자들이 원자재시장과 글로벌 증시에 대한 전망을 동시에 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파생형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는 게 나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해외자산에 투자하기 때문에 환헤지 여부도 주요 고려 대상이다. 박현철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의 상승을 예상하고 이에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하는 것은 반대로 달러 약세(원화 강세)를 예상하는 것"이라며 "달러 약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환헤지를 하지 않는 환노출형 펀드에 가입하게 되면 환차손이 발생해 투자수익이 낮아질 위험이 있는 만큼 환헤지 클래스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