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간 여 앞두고 2만여명 운집..거리응원 주변 호텔 만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축구대회 우승컵의 향배를 놓고 스페인과 일전을 앞둔 네덜란드 전역이 '오렌지 물결'에 파묻혔다.

수도 암스테르담은 물론이고 축구 도시로 불리는 로테르담, 에인트호번 등 주요 대도시와 지방의 소도시마다 대부분의 주택과 상점이 주황색 깃발과 천으로 둘러싸인 것.
또 결승전이 오후 8시30분에 시작됨에도 불구하고 암스테르담의 거리응원 '메카'인 박물관광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주황색 티셔츠를 입은 응원단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결승전 시작을 6시간 여 앞둔 오후 3시께에 벌써 2만명 안팎의 응원단이 모여 폭죽을 터뜨리고 부부젤라를 불어대며 분위기를 돋우었고 한쪽에서는 집에서 준비한 바베큐를 즐기는 등 일요일 오후 피크닉 분위기도 감돌았다.

현지 경찰은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암스테르담 박물관광장에만 약 8만 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하고 혹시 모를 불상사를 막고자 일찍부터 질서 유지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이곳에서 만난 대학생 아리엘 판데모르헌(23) 씨는 "오렌지 군단(네덜란드 대표팀)이 32년 만에 결승에 올라 첫 우승에 도전하는 것 만으로도 감격적"이라며 "친구들과, 그리고 다른 응원단과 목청껏 우리 선수들을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가정주부인 마야(36) 씨는 "축구를 아주 좋아하지는 않지만 네덜란드 대표팀이 월드컵 결승에 올라 우승을 노리는 것은 일생에 한 번 경험할까 말까 하다"며 "오늘 2-1로 오렌지 군단이 승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암스테르담에서는 또 사상 첫 우승을 노리는 네덜란드의 거리응원 열기를 취재하려는 외국 언론의 관심도 확인할 수 있는데 주요 언론사 취재진이 방송용 카메라를 들고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네덜란드 대표팀의 결승 진출은 거리응원이 펼쳐지는 박물관광장 주변 호텔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박물관관장 주변 호텔 대부분 평소 일요일과 달리 객실이 가득 찬 상태로 반고흐미술관 인근의 호텔 알데르스의 종업원은 "평소 일요일에 만실이 되는 경우는 드물다"며 "손님 모두 축구팬은 아니지만 상당수가 오늘 응원전에 참가하기 위해 투숙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데 텔레그라프'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수십 명의 네덜란드 갑부들은 결승전을 직접 관전하기 위해 수만 유로를 들여 자가용 비행기를 전세 내어 남아공으로 날아갔다.

또 암스테르담과 로테르담의 일부 3D(입체영상) 영화 상영관에서는 이날 네덜란드-결승전을 3D로 상영할 예정이라고 언론이 전했다.

(암스테르담연합뉴스) 김영묵 특파원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