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양희영.허미정, 공동 2위

코스는 험해도 한국여자골프선수들은 펄펄 날았다.

9일(한국시간) 역대 대회 중 가장 험난한 코스로 기록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먼트의 오크먼트 골프장(파71.6천613야드)에서 펼쳐진 제65회 US여자오픈 골프대회 1라운드에서 2년 전 우승자 박인비(22.SK텔레콤)와 양희영(21.삼성전자), 허미정(21.코오롱)이 나란히 1언더파 70타를 치며 공동 2위에 올랐다.

선두 자리는 2언더파 69타를 친 브리타니 랭(미국)에게 내줬지만 한국 선수들의 저력으로 볼 때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타수차다.

35℃가 넘는 불볕 더위와 까다로운 그린으로 무장한 코스에서 언더파 스코어를 적어낸 선수는 공동 2위까지 5명에 불과했다.

어니 엘스(남아공)를 좋아한다는 아마추어 선수 켈리 시안(남아공)도 1언더파 70타를 치며 공동 2위에 오르는 선전을 펼쳤다.

2008년 US여자오픈 우승으로 화려한 한 해를 보냈던 박인비는 이후 부상에 시달리면서 고전했지만 올해 일본여자프로골프투어에 진출, 샷 감각을 되찾았다.

일본 무대에서 한차례 우승과 여러차례 준우승을 차지하며 상금 랭킹 4위에 올라있는 박인비는 무려 287야드를 날린 티샷을 앞세워 버디 4개를 잡고 보기는 3개로 막았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퍼터를 바꿨는데 궁합이 잘 맞았다.

퍼트 개수를 30개 이하로 줄였는데 좋은 징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희영도 1번홀(파4)에서 2타를 잃기도 했지만 이글 1개에 버디 3개, 보기 2개를 곁들여 미국 무대 첫 우승의 발판을 만들었고 지난해 세이프웨이 클래식 우승자 허미정도 버디 2개, 보기 1개를 적어내는 선전을 펼쳤다.

국내파 서희경(24.하이트)의 활약도 눈길을 끌었다.

이번 시즌 초청 선수로 출전했던 LPGA 투어 KIA클래식에서 우승한 서희경은 보기 2개, 버디 1개로 1오버파 72타를 쳐 김송희(22.하이트), 안시현(25), 폴라 크리머(미국) 등과 공동 8위에 올랐다.

지난해 우승자 지은희(24)는 6오버파 77타를 적어내 공동 73위에 머물렀다.

한편 아시아계를 대표하는 신지애(22.미래에셋), 위성미(21.나이키골프), 미야자토 아이(일본)가 같은 조에서 벌인 맞대결에서는 미야자토가 판정승을 거뒀다.

세계랭킹 2위 미야자토는 2오버파 73타로 공동 22위에 오르며 한발짝 앞서 나갔고 신지애는 이글 1개를 잡았지만 더블보기 1개, 보기 5개를 쏟아내며 공동 62위(5오버파 76타)로 처졌다.

위성미의 성적표는 참담했다.

위성미는 버디는 1개도 잡지 못하고 더블보기 3개, 보기 5개를 적어내며 무려 11타를 잃고 공동 131위(11오버파 82타)로 떨어졌다.

컷 통과를 걱정하게 된 위성미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며 고개를 떨궜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