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

7.7 분산서비스거부(DDoSㆍ디도스) 공격 대란 1년째인 7일 청와대 등을 대상으로 발생한 디도스 공격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계 기관에는 초반 긴장감이 흘렀다.

청와대와 외교통상부 등 국가기관을 비롯해 네이버, 농협, 외환은행 등 민간 인터넷 홈페이지를 대상으로 공격이 시작됐다는 소식은 1년 전 사태를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번 공격은 7.7 대란 당시 감염된 일부 좀비 PC가 활성화돼 발생한 것으로, 지극히 미미한 수준이라고 전해졌다.

공격 대상 사이트도 당시와 같다.

방통위 측은 "7.7 대란 당시 악성코드가 예정된 시간대별로 활성화됐을 때 백신을 내려받아 치료하지 않고, 활성화를 피하기 위해 연도만 1년 전으로 돌려놓아 PC에서 1년이 지나자 자연스럽게 공격이 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아직 좀비 PC의 대수를 파악하지 못했지만, 별다른 공격 수준이 아니다"면서 "사이트 접속 지연 효과 등 실질적인 공격 징후를 느낄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7.7 대란 당시에는 PC로 숨어든 원천 악성코드가 단계별로 활성화돼 숙주 사이트 통해 PC 파괴 기능 등을 가진 새로운 악성코드를 내려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당시 숙주 사이트가 차단된 만큼, 단순 디도스 공격에 머무를 것으로 분석됐다.

네이버 측에서도 미미한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번 공격은 무시할 만한 수준"이라며 "디도스 공격은 늘 있기 때문에 국내 최고 수준의 방어체계를 갖추고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통위 측은 "중요한 것은 1년 전 내려받은 악성코드도 치료되지 않은 PC가 있다는 점"이라며 "평소 기본적인 관리만 해도 좀비 PC가 되는 것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