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분기 영업익 5조] 사업기준 환율 1070원→1136원 올려
삼성이 올 하반기 사업기준 원 · 달러 평균 환율을 당초 1070원에서 1136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세계 경기가 하반기 하강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계열사별로 저성장 국면에 대비한 장기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장은 7일 서울 삼성전자 본관에서 열린 사장단회의에 참석,올 연간 원 · 달러 평균 환율 전망치를 1100원에서 1145원으로 수정했다고 밝혔다. 상반기에 환율이 1200원대를 웃돈 것을 반영한 결과다. 하반기 평균 환율도 1136원으로 조정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삼성경제연구소의 전망은 계열사별로 사업계획 수립에 반영하는 기준 환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소장은 하반기를 다소 어둡게 전망했다. 올 연간 경제성장률은 4.3%에서 5.1%로 높게 봤지만 하반기 성장률은 3.3%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 성장률(7.1%)과 비교해 절반에 불과한 수치다. 그는 경기 둔화의 이유로 △유럽 재정위기 △중국 정부의 금융 긴축 △글로벌 금융 불안 재연 우려 △미국 시장의 소비 둔화 등을 꼽았다.

정 소장은 "하반기부터 5% 이상의 고성장 가능성이 낮아지고 0%의 더블딥 가능성도 낮다"며 "내년부터 경제성장률이 2~3%에 불과한 저성장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는 상반기(2.7%)보다 높은 3.5%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실업률은 상반기(4.0%)보다 다소 줄어든 3.2%로 전망했다. 또 두바이유 기준 국제 유가는 배럴당 84달러에서 77달러로 하향 수정했다. 그는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상반기 113억달러에 달하던 경상수지 흑자는 하반기 들어 30억달러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성장이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경청한 삼성 사장단은 전략 수정에 들어갔다. 삼성전자에서 신사업추진단장을 맡고 있는 김순택 부회장은 유럽위기와 일본시장 전망,수출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에 미치는 영향 등을 꼼꼼히 체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거시적인 측면에서 세계 경제의 둔화는 삼성전자에 위기일 수 있지만 가격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환율과 유가 측면에서 보면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내부적으로 △환율 전략을 보수적으로 설정하고 △공급망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등 보수적인 경영을 펼치기로 했다. 중국과 인도 등 성장성이 높은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시장 확대 전략도 펴기로 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