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는 국내 정유업계 1위 기업이다. 휘발유와 같은 석유제품 비중이 매출의 67%를 차지하고,석유화학 31%,석유개발(E&P) 2% 등으로 매출구조가 이뤄져 있다(1분기 기준).영업이익 비중은 석유 35%,석유화학 42%,석유개발 23%로 구성돼 있다. 즉 석유개발과 석유화학부문이 매출비중보다 높은 영업이익 기여도를 나타내고 있다.

정유시황이 부진해지면서 지난해부터 주력사업부인 석유부문의 영업이익 비중이 매출액 비중보다 낮은 편이다. 최근에는 생산광구에서 생산된 원유를 직접 판매하는 석유개발 사업이 성과를 내고 있는 데다 석유화학 경기가 예상보다 견조해 석유 부문의 수익부진을 보전하고 있다.

SK에너지의 전체적인 수출 비중은 56.5%에 이른다. 이 중 주력품목인 석유부문 수출비중은 45.8%,석유화학 77%,석유개발 100%로 나타난다. 따라서 SK에너지의 수익구조는 국제유가 이외에 환율에 의한 노출도가 높은 편이다. 최근 주요한 이슈는 향후 실적개선 모멘텀 여부와 분사 이후 회사의 본원적 경쟁력 확보 여부다.

◆정제마진 개선으로 2분기 이후 실적개선 예상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3578억원으로 컨센서스 수준의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석유 부문 영업이익 1244억원은 4분기 만에 흑자 전환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었다. 특히 석유화학 부문 영업이익 1552억원은 전 분기보다 147.4% 늘어나 주력품목(PX) 부진에도 불구하고 예상 외로 선전했다. 석유개발 부문의 영업이익은 829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8.3% 떨어져 국제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다소 낮은 실적을 보였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4800억원 선으로 추정한다. 애초의 우려와 달리 컨센서스(3274억원) 대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지난 5월 국제유가 급락으로 리스크가 발생했지만 원 · 달러 환율 상승 효과로 그 영향은 약화된 것으로 판단된다. 같은 달 국제유가는 배럴당 평균 71.8달러(두바이유 기준)로 전월 대비 10% 하락한 반면 환율은 1167원으로 5% 상승했다. 지난달 평균 국제유가가 75달러로 전월 대비 0.4% 상승한 점도 영업이익에 긍정적일 것이다.

SK에너지는 원가구조상 일반적으로 1개월 전의 유가가 당월 제품원가에 반영된다. 지난 5월의 유가급락도 그런 면에서 자세히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고유가였던 지난 4월 유가가 5월의 제품원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5월 정유실적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SK에너지의 수출비중이 높기 때문에 5월 중 원 · 달러 환율상승이 석유 부문 영업이익의 부진을 일부 희석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수출비중이 높은 SK에너지의 매출구조상 환율 상승은 영업이익에 긍정적이다. 반면 원유 도입을 위해 해외 단기금융인 내국수입유전스(usance)를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외화평가손익에는 부정적이다. 다만 외화평가손익이 환율변동에 따라 변동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환율상승은 영업이익 개선 등 현금흐름 측면에서 더 긍정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2분기 이후 실적 개선을 위한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우선 국제유가 흐름은 향후 우(右) 상향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는 배럴당(두바이유 기준) 70달러가 바닥권일 것으로 보이는데,원유 수요보다 공급 측면의 차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멕시코만 지역의 허리케인 발생 수도 올 하반기가 예년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올해 예상 허리케인 발생 수가 지난해(7건)보다 많은 10건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BP의 기름유출 사고 등으로 향후 원유공급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고,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목표 유가밴드가 80달러인 점을 감안해도 향후 국제유가는 지금보다 오를 것으로 보인다.

휘발유나 경유 등 제품 가격과 원유값의 차이를 의미하는 정제마진도 조금씩 오르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회복은 아니지만 지난 5월 초가 바닥권이었다고 판단된다. 석유류 제품의 단순정제마진은 지난 5월 배럴당 1.4달러를 저점으로 최근 2.8달러로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정제마진 악화로 주 사업인 정유사업에서 적자를 봤지만 올해부터는 이익폭을 조금씩 늘려갈 수 있는 상황이다.


◆분사 이후 기업본원적 경쟁력은 강화될 것

SK에너지가 추진 중인 사업부 매각과 분사도 중요한 이슈다. SK에너지는 기존 사업의 핵심역량을 강화하고 미래성장사업에서 새로운 경쟁력을 쌓기 위해 차례로 분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윤활유 사업부를 분사했고,올해는 화학과 석유부문도 분사계획을 밝히고 있다.

애초 이 같은 조치는 당초 의도와는 달리 주가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당시만 해도 정유시황이 부진했던 데다 회사 자체의 재무구조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사업부 매각이나 분사가 자금조달의 수단이라는 측면이 많이 부각됐다. 하지만 SK에너지의 분사 조치는 이미 2007년 이후 준비단계를 걸쳐 CIC(회사 내 회사) 제도로 정착되면서 상당 기간 준비돼 왔다. 이미 각 사업을 분사해 운영하고 있는 해외 메이저 기업들의 사업형태를 감안해도 적절한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SK에너지의 분사 이슈는 기업의 본원적 경쟁력 확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SK에너지는 청정 전기차용 배터리,석탄에너지,친환경 플라스틱 제품 등 미래 녹색성장 분야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특히 2차전지 핵심부품인 리튬이온분리막(LiBS)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높다. 스마트폰,노트북PC,전기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LiBS설비는 기존 1~3호 라인이 가동 중이며 현재 시험가동 중인 4~5호기가 올해 3분기 중 생산될 예정이다. 2012년 6~7호기를 완공하면 생산능력은 1억7800㎡로 세계 3위로 도약할 수 있게 된다.

리스크 요인도 없지는 않다. 무엇보다 향후 회사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는 것은 국제유가의 급변동 가능성이다. 정유 부문의 특성상 유가의 급등과 급락은 회사의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유가가 떨어질 경우 석유부문의 실적 개선 모멘텀이 지연될 수 있다. 이 경우 미래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사업과 수익 구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