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대, UN참전국 대학생들 초청해 6.25격전지 및 DMZ 견학시켜


대전 한남대학교가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아 UN 참전국가 등의 외국인 대학생들을 초청해 6.25 격전지와 DMZ(비무장지대), 전방부대 등을 방문, 분단 현실을 느껴보고 병영 체험을 하는 행사를 실시했다.

한남대(총장 김형태)는 24일부터 25일까지 1박 2일간 경기도 양평 제20기계화사단, 경기도 연천 제5사단, DMZ 등지에서 ‘UN 참전국 대학생 초청 견학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에는 미국, 호주, 필리핀, 인도 등 UN 참전국 및 의료지원국의 대학생 및 교수 60명과 한남대 교환학생 20명 등 총 80명의 외국인이 참여했다. 또 이들을 돕기 위해 한남대 학생 25명이 ‘버디’(친구)로 동행했고 교직원 10명도 지원팀으로 참여했다.

이번 행사는 한남대가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의 현실을 세계의 젊은이들에게 알리고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기획했다.

첫날인 24일 오전 10시 참가자들은 제20사단 잔디연병장에서 입소식을 갖고 신병교육대, 내무반 및 역사관 등을 견학했고, 현역 장병들과 어울려 병영식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오후에는 훈련장에서 전차 화력시범을 보고 김형태 총장과 외국인학생이 대표로 직접 전차에 탑승해 사격을 해보기도 했다.



호주 찰스 스터트 대학 학생인 제니퍼 게일은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한국전쟁에 참전했기 때문에 어릴 때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렇게 한국전쟁 격전지와 군부대를 방문하니 할아버지가 자유와 평화를 위해 싸운 이유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연세대 설립자 언더우드 선교사의 4대손인 주한 미국대사관 토마스 언더우드 지역총괄담당관이 참석해 외국인 학생들을 격려했다.

임국선 제20사단장은 “요즘 젊은이들이 전쟁을 기억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에서 한남대가 UN참전국 대학생들을 초청,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한반도의 분단현실을 알리는 행사를 마련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웨스턴 캐롤라이나 대학 학생 캐이틀린 브랜튼은 “아주 특별한 경험이다. 한국과 6.25전쟁에 대해 잘 몰랐는데 이번에 많이 배울 수 있어서 좋다. 남북한이 전쟁 없이 평화롭게 통일되길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톤당가 코틸남(인도 델리대학 졸업, 한남대 UN장학생)은 “주한 인도대사관의 추천으로 한남대 UN장학생으로 선정돼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하고 있다. 이번 전방 체험은 TV로만 보던 탱크에 직접 올라타보고 실제 전투같은 전차 사격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내일은 DMZ에 들어간다니 기대된다”고 말했다.



둘째날인 25일 참가자들은 경기도 연천 제5사단으로 이동해 병영체험을 하고 군 관계자의 안내로 DMZ 내로 들어가 휴전선과 불과 800미터 떨어진 ‘열쇠전망대’에 올라 가 분단 현장을 직접 눈으로 바라볼 예정이다.

특히 이날 점심시간에는 병사식당에서 6.25전쟁 참전전우회 회원들을 위한 잔치가 열리고, 손자뻘인 외국인 학생들이 노병들을 위로하는 뜻 깊은 시간이 준비되어 있다. 당초에는 DMZ 도보답사도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천안함 사태 이후 남북관계가 긴장되면서 취소됐다.

한남대는 이날 5사단과 학ㆍ군 협력양해각서(MOU) 체결식을 갖는다. 한남대는 국방전략대학원을 운영하고, 최근 국내 대학 최초로 국방M&S연구센터를 개소하는 등 국방 분야에 큰 관심을 쏟고 있다. 또한 UN 및 6.25 참전국의 도움에 대한 감사 표시로 지난해 7월 교내에 ‘UN기념공원’을 조성, 연중 참전국의 국기들을 게양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UN장학금’을 신설, 매년 2명씩 UN참전국 대학생을 초청해 교육하고 있다.

김형태 한남대 총장은 “이 행사는 평화의 소중함을 강조하면서, 또한 민주주의를 위해 이국 땅에서 목숨을 걸고 싸웠던 UN참전국가에 대한 감사의 뜻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한편 21일 입국한 외국인 학생들은 7월 11일까지 한남대에 머물면서 한국학 강의를 듣고, 한국 음식 및 한복 체험, 도자기 만들기, 대덕연구개발특구 및 산업체, 전주한옥마을, 백제문화단지 견학 등 다채로운 체험학습을 하게 된다.

대전=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