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응원에 43만명 몰릴 듯
찜질방 만원…하루 휴가 내기도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결정하는 운명의 결전을 앞두고 22일 밤부터 전국 곳곳에 붉은 응원 물결이 넘실대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아프리카의 강호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르는 23일 새벽 3시30분에는 전국적으로 43만여명의 응원 인파가 결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기에서 한국이 나이지리아를 이기면 16강 진출을 확정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 삼삼오오 짝을 지은 시민들은 전국 62곳에 산재한 거리응원 장소에서 `명당자리'를 차지하려고 일찌감치 붉은색 티셔츠 차림으로 모여들고 있다.

전국의 광장과 공원, 도로, 경기장 등 주요 거리 응원장소에는 이날 낮부터 대형 스크린과 무대가 설치됐고 몇몇 응원장소에서는 22일 오후 6시부터 사전 공연이 시작돼 분위기를 띄었다.

서울을 대표하는 응원 메카인 서울광장에는 경기가 잘 보이는 대형 스크린 바로 앞 자리를 중심으로 광장의 절반 이상이 이미 인파로 들어찼다.

킥오프를 5시간30분 앞둔 오후 10시 현재 서울광장에는 1만여명이 돗자리 등을 깔고 맥주와 음료수를 나눠 마시며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인천에 사는 홍민기(26)씨는 스크린 바로 앞쪽에 자리 잡고 나서 "낮 11시쯤 왔다.

서울광장에서 함께 응원하면 집중과 단합이 잘 된다.

밤새 대기하고 경기 시작할 때는 미치도록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23일 하루 휴가를 냈다는 강종원(46)씨는 "내일 휴가를 내고 이웃 주민 두 명과 함께 왔다.

대한민국 승리를 기원하는 열정 뿐이다"고 웃음을 지었다.

새로운 응원 명소로 떠오른 코엑스 주변 영동대로에는 오후 10시 현재 대형 스크린과 사전 공연을 위한 무대 설치 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영동대교 방면 편도 7차선이 전면 통제됐다.

오후 6∼7시로 접어들면서 붉은 티셔츠를 입은 시민이 코엑스 주변에서 하나둘씩 모이더니 오후 9시를 지나 인파가 급격히 늘어 오후 10시 현재 1천여명이 운집했다.

경찰은 그리스전, 아르헨티나전 때는 왕복 14차로를 모두 통제했으나 나이지리아와 경기 때는 우선 7개 차로만 통제할 방침이다.

잠도 잘 수 있는 찜질방을 비롯해 대형 호프집과 식당 등 대형 스크린이나 TV가 설치된 곳에서 단체응원을 벌이기로 한 모임도 적지 않았다.

도심 일부 찜질방은 만원을 이뤘고 강남과 신촌 등지 술집과 식당은 붉은색 티셔츠 차림으로 손님을 맞이했다.

전국 주요 대도시 해변과 도심 응원장소도 서서히 붉은 물결로 뒤덮이고 있다.

최대 5만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부산에서는 초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해운대해수욕장과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 등에 시민이 속속 모이고 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단체응원을 할 수 있는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은 거리응원 명소로 떠올라 치열한 자리 경쟁까지 벌어지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수원월드컵경기장과 안양종합운동장 등 12곳에서 3만8천여명이 거리응원전에 나선다.

대구, 광주, 대전 등 전국 주요 대도시의 거리응원장에도 축구 경기장을 중심으로 `붉은 악마'들이 집결하기 시작했고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도 5천여명이 `대∼한민국'을 외친다.

경찰은 이날 새벽 전국 62곳의 응원장소에서 43만여명이 붉은색 티셔츠 차림으로 응원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응원장소에 병력 6천600여명을 배치해 사건·사고에 대비하는 한편 경기 종료후 출근길 체증 완화를 위해 교통정리에 주력하기로 했다.

(전국종합=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