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부진으로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던 이승엽(34.요미우리 자이언츠)이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는 21일 이승엽을 2군으로 내렸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허리 통증으로 2군에서 65일간 머물다 10월 초 1군에 올라왔던 이승엽은 8개월 만에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정규 시즌 초부터 붙박이 1루 자리를 뺏겼던 이승엽에게 2군행은 시간문제였을 뿐 언젠가는 닥칠 일이었다.

요미우리와 4년 계약 마지막 해인 올해를 맞아 절치부심 칼을 갈았던 이승엽은 그러나 하라 다쓰노리 감독이 다카하시 요시노부와 가메이 요시유키를 중용하면서 시범경기부터 설 자리를 잃었다.

다카하시는 장차 요미우리 감독감으로 평가받는 간판 선수로 허리 통증을 딛고 2년 만에 복귀했다.

하라 감독이 어떤 식으로든 기용할 것이라는 평가 속에 다카하시는 이승엽의 자리를 빼앗았다.

하라 감독은 시범경기부터 이승엽보다 다카하시에게 많은 기회를 줬고 좌투수가 나오면 가메이를 주전으로 기용하는 등 이승엽을 배제했다.

초반부터 벤치를 지키는 일이 많았던 이승엽은 좀처럼 페이스를 끌어올리지 못했고 어쩌다 선발 기회를 잡아도 범타로 물러나기 일쑤였다.

전날까지 이승엽은 타율 0.173(81타수14안타)을 때리는 데 그쳤고 홈런 5개, 타점은 11개로 초라했다.

이승엽은 "한 번 잡은 찬스는 절대 놓치지 않겠다"고 칼을 갈았으나 20일 주니치와 경기에서 4-2로 앞선 8회 1사 만루에 대타로 나와 2루 땅볼에 그치는 등 최근 5경기에서 10타수1안타라는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 결국 2군행을 피하지 못했다.

1루수 자원이 넘친 탓에 이승엽이 언제 다시 1군에 올라올지 기약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번 2군행은 암담하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