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군(軍)이 마약 갱단과 교전 과정에서 무고한 어린이들을 숨지게 하고도 이를 갱단 탓으로 돌리며 사건을 은폐했다는 당국의 조사 결과가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17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멕시코 국가인권위원회는 4월 3일 북부 타마울리파스주(州)에서 마약 갱단에 살해된 것으로 알려진 5살, 9살짜리 남자 어린이 2명이 당시 갱단과 교전을 벌인 군의 공격에 목숨을 잃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라울 플라센시아 인권위 위원장은 수집한 증거들은 군인들이 마약갱단과 교전 이후 추가적인 집중 사격을 가했음을 보여준다며, 현장에 목격자가 없었지만 군인들이 어린이들이 타고 있던 차량을 향해 공격을 가한 것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플라센시아 위원장은 정부 차원의 재조사와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했다.

당시 희생된 어린이들은 가족과 타마울리파스주로 여행을 갔다 변을 당했으며 함께 있던 가족 5명도 군과 마약갱단 간 교전 과정에서 다쳤다.

국방부는 피해자 가족이 군인들의 총격으로 아이들이 숨졌다는 주장을 펴자 희생자들은 멕시코 군이 사용하지 않는 수류탄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며 사망 원인을 마약갱단의 공격으로 돌린 바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 edd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