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팀 = 소박하지만 간절한 야망을 품고 입성한 월드컵 무대는 뉴질랜드와 슬로바키아 모두에게 쉽게 첫 승리를 허용하지 않았다.

뉴질랜드와 슬로바키아는 15일(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루스텐버그 로열 바포켕 경기장에서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F조 첫 경기에서 후반 한 골씩을 주고받아 1-1로 비겼다.

뉴질랜드와 슬로바키아는 모두 월드컵 무대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변방국들이다.

뉴질랜드는 1982년 스페인 월드컵에 한 차례 출전한 바 있으나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한 채 3패로 물러나고 나서 28년 만에 본선 무대를 밟았고, 슬로바키아는 1993년 체코슬로바키아에서 분리독립한 이후 처음 월드컵에 출전했다.

본선에 오르기까지 행운도 조금 따랐다.

뉴질랜드는 오세아니아축구연맹(OFC)의 최강자 호주가 아시아축구연맹(AFC)로 옮겨가면서 오세아니아의 맹주 자리를 이어받아 플레이오프를 거쳐 본선에 올랐다.

분리독립 이후 축구에서 빛을 보지 못했던 슬로바키아는 지역 예선에서 '이웃사촌' 체코가 슬로베니아와 1승1무로 잘 싸워준 덕에 조 1위로 본선에 직행했다.

조별리그에서 같은 조에 편성되면서 두 팀은 당연히 서로를 '첫 승 제물'로 점찍었다.

그러나 월드컵 첫 승리는 그리 쉽게 달성할 수 있는 목표가 아니었다.

먼저 기회를 잡은 것은 슬로바키아였다.

슬로바키아 간판 골잡이 로베르트 비테크(앙카라구주)는 후반 5분 스타니슬라브 셰스타크(보훔)가 올린 날카로운 크로스를 머리로 정확하게 받아넣어 뉴질랜드 그물을 흔들었다.

슬로바키아는 이후 우세한 경기를 펼치며 처음 출전한 월드컵에서 첫 골과 첫 승리를 나란히 기록하는 듯했다.

거의 슬로바키아로 기울었던 승패는 인저리타임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내내 답답한 경기를 펼쳤던 뉴질랜드는 막판 총공세를 펼친 끝에 윈스턴 리드(미트윌란)가 셰인 스멜츠(골드코스트)의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 넣어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사상 첫 승리를 노렸던 두 팀은 첫 골과 첫 승점을 사이좋게 나눠갖는 데 만족해야 했다.

두 팀은 한층 강력한 상대인 이탈리아, 파라과이와 조별예선 두 경기를 더 치른다.

첫 승을 올릴 가능성은 조금 작아진 셈이다.

뉴질랜드와 슬로바키아가 한 번의 아쉬운 실패를 딛고 더 어려운 도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