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 진행 중인 금호산업금호타이어를 제외한 나머지 금호그룹 계열사들이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구조조정을 통해 사실상 그룹 내 계열 분리가 이루어진 데다 화학과 운송 업황이 턴어라운드하면서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호석유는 15일 3150원(7.21%) 오른 4만6850원으로 거래를 마쳐 52주 신고가를 또 경신했다. 금호석유 주가는 지난달 3%가량 하락하며 숨고르기를 거친 후 이달 들어 상승 행진을 재개해 10거래일 만에 30.3%나 급등했다. 2월 초 그룹 구조조정 여파로 주가가 1만6000원까지 밀렸던 점을 감안하면 넉 달 사이에 세 배 가까이 치솟은 셈이다.

운송업체인 아시아나항공대한통운도 연일 뜀박질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8250원으로 1.98% 상승 마감했다. 지난 7일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올라 이미 지난달 고점(7700원)을 훌쩍 넘어섰다.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던 대한통운은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세가 번갈아 유입되면서 이달 들어 8.4% 뛰었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크레디트애널리스트는 "금호산업과 금호석유가 사실상 계열 분리를 이룬 데다 각각의 기업이 채권단 지원하에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그룹 내 신용위험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속성을 확인할 필요는 있지만 금호석유 등 주력 계열사의 실적이 점차 개선되고 있는 점도 재무 안정성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호석유는 합성고무 가격 강세와 계절적 성수기 효과로 2분기 8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분기 650억원에 이어 두 자릿수의 이익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3분기엔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여 이익 모멘텀이 두드러질 것이란 분석이다.

지헌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의 2분기 영업이익도 예상치를 뛰어넘는 호조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선 여객과 화물 부문의 운임 회복으로 연간 영업이익이 당초 예상치인 3790억원을 50% 가까이 웃도는 5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그룹의 경영 개선 노력에 따른 유동성 부담 완화를 반영해 '워치리스트'(부정적 하향 검토 대상)로 분류했던 금호석유와 아시아나항공의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복귀시켰다. 대한통운의 경우 'A-'였던 신용등급이 'A0'로 상향 조정됐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