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는 물론 세계 휴대폰 시장의 화두는 단연 애플컴퓨터의 스마트폰인 '아이폰'이었다. 아이폰의 가공할 만한 파급력에 모든 휴대폰 메이커들이 전전긍긍할 정도였다. 하지만 시장 선점은 아이폰에 비해 다소 늦었지만 각 업체마다 반격의 채비를 속속 갖춰나가는 분위기다. 특히 업계에선 국내 최대 휴대폰 메이커인 삼성전자가 어떤 제품으로 반격에 나설 지 주목해 왔다.

삼성전자가 아이폰의 대항마로 내놓은 게 바로 '웨이브'(Wave)다. 웨이브는 올해 한국표준협회가 선정한 '신기술으뜸상' 대상 수상작으로 뽑혔다.

◆휴대폰 명가 삼성의 야심작


웨이브는 삼성전자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모바일 플랫폼(휴대폰의 프로그램 운영체계)인 '바다(bada)'를 탑재한 스마트폰이다. 지난 3월에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처음 공개됐다.

'웨이브'의 특징은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휴대폰 사용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고 간편하게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 받을 수 있다는 것.특히 주요 포털 사이트의 이메일,메신저,소셜네트워킹 서비스(SNS) 등 각종 정보를 통합 관리 · 사용할 수 있는 메시징 서비스인 '소셜 허브'를 탑재해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극대화했다. '소셜 허브'는 현재 일부 국가에서 판매하는 제품에만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앞으로 서비스 대상 국가를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생생한 화면도 '웨이브'의 특징이다. 기존 아몰레드(AMOLED)폰보다 선명한 3.3인치 슈퍼 아몰레드를 달았으며 삼성전자 TV의 화질 기술을 휴대폰에 최적화한 mDNIe(mobile Digital Natural Imageengine)도 탑재해 보다 선명하고 생생한 화질을 제공한다. 또 차세대 무선랜 기술인 '802.11n'을 지원해 빠른 속도의 통신과 대용량 콘텐츠 전송도 할 수 있다. 이 밖에 초고속 CPU와 500만 화소급 카메라,3.5파이 이어잭,3D 그래픽 등 다양한 기능도 갖췄다.

삼성전자는 웨이브가 지닌 하드웨이 측면에서의 이러한 장점들을 뒷받침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분야의 경쟁력도 대폭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웨이브' 출시와 함께 독자적인 앱 마켓인 '삼성앱스'를 만든 것.삼성앱스는 웨이브에 들어갈 콘텐츠를 무한 제공하기 위한 앱 마켓으로 삼성전자는 웨이브용 콘텐츠 개발을 위해 총 270만달러의 상금을 걸고 앱 개발 콘테스트인 '바다 개발자 챌린지'를 진행했다. 삼성앱스는 앞으로 80여개국,100여개 사업자에 단계적으로 서비스될 예정이다.

◆스마트폰 대중화 시대 연다

'웨이브'가 올해 신기술으뜸상을 받으면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10년 간 수상'이란 대기록을 달성하게 됐다. 회사 관계자는 "1988년 최초의 국산 휴대폰인 SH-100을 내놓았고 1996년 세계 최초의 CDMA 방식 휴대폰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하는 등 차별화된 기술경쟁력을 입증해 보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올해도 소비자 중심의 '마켓 드리븐(market driven)' 전략으로 재무장하고 혁신형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결합한 차별화된 특화제품으로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 주도를 자신하는 것은 막강한 시장 지배력이 있기 때문이다. 작년에 사상 처음으로 휴대폰 2억대를 생산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 20%를 달성했다. 올해는 전 세계 7곳의 휴대폰 공장에서 2억5000만대 이상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상승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SA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 1분기 세계시장 점유율은 22%에 달했으며 미국 시장에선 30%를 넘는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신종균 사장(사진)은 "삼성전자는 매년 전세계 소비자들에게 인정받는 글로벌 히트 모델을 내놓고 있다"며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웨이브'를 통해 지역과 가격의 벽을 뛰어넘어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스마트폰 대중화 시대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