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최고인민회의 제12기 3차 회의를 열고 내각 총리를 포함,대대적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김 위원장 후계자인 3남 김정은(28)의 후견인으로 알려진 장성택 국방위원회 위원 겸 노동당 행정부장이 국방위 부위원장으로 선임됐다. 김정은 후계승계 작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에 따르면 북한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의 제의에 따라 내각 총리를 김영일에서 최영림으로 교체했다. 올해 81세의 최영림은 북한 내 경제통으로 지난해 8월 9년째 공석 중이던 평양시당 위원회 책임비서에 임명됐으며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서기장을 거쳤다. 내각 부총리였던 곽범기 오수용 박명선 등 3명이 해임되고 강능수 문화상과 김락희 황해남도 당 책임비서,리태남 평안남도 당 책임비서,전하철 당 중앙위 위원(추정) 등 4명이 새로 부총리에 임명됐다. 화폐개혁 실패 등 경제난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으로 보인다.

또 조병주 기계공업상과 한광복 전자공업상에게 내각 부총리를 겸임토록 해 북한의 내각 부총리는 5명에서 8명으로 늘어났다. 종전의 내각 부총리 5명 가운데 로두철,박수길 등 2명은 유임된 것으로 보인다.

작년 4월 최고인민회의 제12기 1차 회의 때 국방위원에 임명됐던 장성택이 1년2개월 만에 국방위 부위원장에 선임된 것이나,선전선동 사업을 맡고 있는 강능수 문화상을 부총리에 임명한 것은 김정은 후계구도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안정수가 경공업상에, 조영철 식료일용공업성 국장이 식료일용공업상에,박명철 국방위 참사가 체육상에 임명되고 전임인 리주오 경공업상과 정연과 식료일용공업상,박학선 체육지도위원장은 해임됐다.

북한의 이 같은 인사 조치는 3남 정은으로의 후계체제를 다지는 동시에 화폐개혁 이후 최악의 경제난에 봉착,흉흉한 민심을 수습하고 북한 경제를 살려내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특히 장성택이 국방위 위원에서 부위원장으로 승진,권력 전면에 등장하면서 정은의 후계작업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현재 국방위 부위원장 자리엔 김영춘 인민무력부장과 이용무 인민군 차수,오극렬 노동당 작전부장 3명이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이 향후 3남 정은의 후계화 작업에 강공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북한은 김 위원장 방중 이후 북 · 중 경제협력 후속 조치와 함께 천안함 사태와 관련,우리 정부의 5 · 24 대북 제재에 대한 입장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 5월 북 · 중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로 이날 중국의 투자 유치 등을 위한 법률개정안을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