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혼란.황망'..야권은 "중의원 해산" 요구
경제계 "새총리 빨리 선출해야"..정국 불안 우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와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간사장이 2일 취임 8개월여만에 전격적으로 동반 퇴진하자 일본 국민과 정치권은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하토야마 총리의 경우 1일까지만해도 민주당내에서 분출한 사임 요구를 일축하며 강하게 유임의사를 표명했고, 이날 아침에도 기자들에게 사임할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으나 돌연 오전 9시30분께 민주당 간부에게 사의를 표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하루이틀 정도 더 하토야마 총리와 민주당 지도부간의 '줄다리기'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을 뒤집은 것.
곧이어 터져나온 민주당 최고실력자인 오자와 간사장의 사퇴표명은 충격의 강도를 더했다.

7월 참의원 선거가 임박한 만큼 정권 '투톱'이 동시에 퇴진한다는 뉴스는 쇼킹한 것이었다.

갑자기 '선장'을 잃은 민주당은 마치 폭격을 당한 것처럼 혼란스럽고 황망하다는 반응이었다.

중의원인 나가시마 아키히사(長島昭久) 방위성 정무관은 "유감스럽고 분하다"면서 "당으로서는 분위기 쇄신을 원했겠지만 국민은 국면이 타개됐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후지스에 겐조(藤末健三) 참의원은 "지금 사임한다고 해서 지지율이 올라간다는 보장이 없다"면서 "퇴진에 그칠 것이 아니라 총리와 간사장이 모든 것을 확실하게 국민에게 설명하고 깨끗한 정치가 실현되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정치자금 문제와 후텐마기지 이전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하토야마 총리와 오자와 간사장이 퇴진한 데 대해서는 '책임정치를 구현한다는 차원'에서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자민당 등 야권은 하토야마 총리와 오자와 간사장의 퇴진만으로 부족하다고 반발했다.

정치자금 문제, 정책 혼란 등으로 국민의 신뢰를 잃은 만큼 즉시 중의원을 해산해 국민의 신임을 다시 물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자민당의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선거(참의원선거)용으로 퇴진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면서 "국민에게 직접 신임을 물어야 하는 만큼 조속하게 중의원을 해산하라"고 요구했다.

오시마 다다모리(大島理森) 간사장은 "(총리와 민주당 간사장의 사임표명은) 국민의 눈을 속여 색깔만 바꾸겠다는 것으로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고 비판했다.

자민당의 다니가와 슈젠(谷川秀善) 참의원 간사장은 "우리가 이미 경험한 바지만 표지를 바꾼다고 내용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고 공격했다.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律男) 대표는 "선거만을 생각해 지지율 회복을 노린다는 것을 국민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 등 경제계도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요네쿠라 히로마사 게이단렌(經團連) 회장은 "정부.여당이 일치단결해 내외의 신뢰를 얻는 새로운 체제를 조속히 확립해야 한다"고 발빠른 새 총리 선출을 주문했다.

경제계는 후임 총리 선출이 지체돼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질 가능성을 크게 우려했다.

(도쿄연합뉴스) 김종현 특파원 kim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