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이틀 연속 상승하며 코스피지수 1600선을 회복했다. 북한 리스크가 고비를 넘기고 환율 하락으로 투자심리가 다소 안정되자 기관과 개인이 저가 매수에 적극 참여한 덕분이다.

코스피지수는 27일 25.38포인트(1.60%) 오른 1607.50으로 거래를 마쳤다. 오전장은 힘 겨루기가 팽팽했다. 전날 미 다우지수가 10,000선 아래로 떨어졌다는 소식에 약세로 출발한 지수는 1580선을 중심으로 일진일퇴를 거듭하다가 오후 들어 상승폭을 키우며 1600선을 넘어섰다. 외국인이 3094억원 순매도했지만 개인이 1707억원,기관이 1134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며 시장을 주도했다. 현 · 선물 가격차인 베이시스가 장중 마이너스로 돌아선 영향으로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 6100억원대의 매도 물량이 나왔지만 상승세를 꺾지는 못했다.

삼성전자 포스코 한국전력 등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일제히 2%대 상승하며 반등을 이끌었다. 현대모비스는 외국인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며 5.01% 급등했다. 대한항공 3.90%,아시아나항공은 6.29% 오르는 등 담합 혐의에 따른 과징금 부과 소식에도 불구하고 항공주가 환율 급락에 힘입어 동반 강세를 보였다. 신한지주 KB금융 우리금융 등 은행주들도 일제히 상승하며 유럽발 충격을 일부 털어냈다.

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와 북한 리스크 등 대외 변수가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고 주가가 단기간 과도하게 떨어졌다는 인식이 확산돼 당분간 기술적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북한의 태도 변화가 감지되는 등 시장 참여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대북 리스크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분위기"라며 "지수 1600선 이하는 싸다는 생각도 투자자 사이에 퍼져 있다"고 진단했다. 김 팀장은 "그리스사태 이후 국내 증시에서 유출된 유럽계 자금은 약 3조원으로 작년 3월 이후 유럽계가 사들인 금액의 약 80%를 넘어섰다"며 "수급을 압박했던 외국인 매도 공세도 점차 약해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상승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30.12포인트(1.15%) 오른 2655.91로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도 117.06엔(1.23%) 상승한 9639.72엔으로 장을 마쳤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