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한경에세이] 우리나라부터 돌아보자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신입사원 입문교육을 할 때 대표이사로서 격려의 시간을 갖곤 한다. 그럴 때마다 "언제,어디로 배낭여행을 다녀와 보았는가?"라는 질문을 빼놓지 않는다. 그런데 신입사원들의 대답을 듣고 두 번 놀란다. 우선 해외 배낭여행을 안 가본 직원이 거의 없어 놀란다. 정작 국내 여행을 제대로 해 본 직원은 찾기 힘들어 또 다시 놀란다.

    물론 외국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를 이해 못할 일은 아니다. 글로벌 시대에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많은 곳을 돌아다니며 경험하는 자세는 필요하다. 세계화를 외치면서 세계를 경험하지 않는다는 것은 모순이기 때문이다. 또 국내에서만 머물다 보면 다양한 언어와 환경,사람들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아무래도 적을 테니 해외 선호 추세에 일면 공감도 한다.

    그러나 정작 우리 것은 모르면서 무작정 해외 여행을 우선시하는 자세는 다소 문제다. 글로벌이란 '세계화'이지 '해외화'가 아니다. 또 해외에 나가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교류하려면 우리의 것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서로를 배우며 진정한 '교류'를 할 것 아닌가.

    우리나라에도 가볼 만한 곳은 아주 많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와 같은 책을 보면 역사적 의미가 담긴 곳이 무수히 소개되어 있다. 필자의 고향인 경남 남해도 역시 훌륭한 여행지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촘촘히 들어선 섬들은 그 자체로 비경이다. 하동과 남해를 연결하는 남해대교 부근은 임진왜란 마지막 해전이자 이순신 장군이 전사한 노량해전이 벌어졌던 곳이다.

    제주 올레길은 어떠한가. 중세 유럽 성지를 향해 순례자들이 걷던 산티아고 순례길은 연간 60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여행지라는데,265㎞에 달하는 제주 올레길도 이에 부족함이 없다. 천혜의 절경을 자랑하는 제주도에서,올레길을 걸으며 우리 내면을 돌아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산세도 훌륭하다. 업무상 많은 나라를 돌아다녔지만 우리나라만큼 산이 아름다운 곳은 보지 못했다. 전통음식과 한옥도 세계적인 문화유산이다. 이처럼 수많은 자랑거리를 두고도 정작 우리는 잘 알지 못하고 있으니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올해 1분기에만 여행 수지 적자가 20억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우려도 되지만,한편으론 그럴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국민들도 잘 다니지 않는 국내 여행을 외국인들이 오려고 한다면 오히려 이상할 듯하다. 만약 외국인 친구가 "한국에 좋은 유적지나 여행지를 추천해 달라"고 할 때,한국적이고 역사적인 의미가 담긴 여행지를 자신있게 추천해 줄 수 있는지 자문할 일이다.

    유난히 춥고 긴 겨울이 겨우 지나가는가 싶더니,어느새 여름이 코앞이다. 이제 슬슬 여름 휴가와 방학 계획으로 설레기 시작할 때다. 올 여름에는 부담없이 우리나라 땅의 아름다움을 찾아 여행해 보면 어떨까.

    김홍창 CJ GLS 사장 01cjits@cj.net

    ADVERTISEMENT

    1. 1

      [아르떼 칼럼] 음악 산업 생태계 흔드는 AI 기술

      최근 모든 산업 분야에서 인공지능(AI)이 가장 뜨거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음악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작곡과 연주, 편곡, 하물며 보컬 생성 등 음악 창작 전반에 AI 기술이 빠르게 적용되고 있다. AI 음악은 더 이상 실험이나 미래의 가능성에 머물지 않고 실제 음악 시장에서 유통되고 소비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에 많은 산업 종사자가 기술 발전 속도에 놀라움과 불안을 느끼는 동시에 제도와 사회적 인식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수노(SUNO), 유디오(Udio) 등 대표적인 생성형 AI 작곡 플랫폼은 멜로디와 화성, 편곡은 물론 가사까지 포함한 음악을 단시간에 완성해 제공한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아이디어 스케치나 데모 제작 도구로 인식되던 AI 음악은 이제 별도 후반 작업 없이 상업적 활용이 가능한 결과물로 진화했다. 이런 변화는 음악 창작의 진입 장벽을 급격히 낮췄고, 유튜브와 틱톡 같은 뉴미디어 플랫폼을 중심으로 AI로 생성된 음악 콘텐츠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변화는 작곡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AI는 기존 음악가들의 연주를 학습해 한때 가상악기의 한계로 여겨지던 현악기 연주나 보컬 표현에서도 점점 인간과 구별하기 어려운 수준의 자연스러움을 구현해내고 있다. 이는 음악 소비 방식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음악을 ‘누가, 어떻게 만드는가’라는 산업 구조 전반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이런 상황은 과거 음악산업이 겪은 기술적 전환과도 닮아 있다. 소리바다와 냅스터로 대표되는 MP3와 파일 공유 서비스, 벅스뮤직과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의 등장은 기존 음악산업의 질서를 흔들었고, 당시 음악은 ‘공짜

    2. 2

      [천자칼럼] 외계인 논쟁

      인류 창작물에 외계인이 처음 등장한 것은 2세기 무렵이다. 로마제국에서 활동한 루키아노스의 소설 ‘진실한 이야기’는 주인공 일행이 달에서 외계인과 전쟁을 벌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루키아노스가 묘사한 외계인의 모습은 공상과학 영화 속 에일리언 못지않다. 엉덩이에서 털이 자라고 배꼽에 눈이 달려 있다. 학계는 외계인 실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우리 은하에는 태양처럼 빛과 열을 내는 항성이 2000억 개 넘게 존재한다. 1000억 개 이상 항성을 보유한 은하는 관측된 것만 1700억 개에 이른다. 최소 170해 개에 달하는 항성계 중 어딘가에 지구처럼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주장이다.외계인이 지구 문명과 접촉했는지를 놓고도 갑론을박이 거세다. 미국에서는 정부가 외계인 존재를 숨기고 있으며, 냉전 시대부터 운영된 네바다주 공군 연구소 ‘51구역’에 외계인 시체와 UFO 잔해를 보관 중이라는 주장이 끊이지 않는다.이런 믿음이 확산한 데는 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의미심장한 발언이 한몫했다. 지미 카터는 UFO를 목격했다고 밝히며 당선 후 감춰진 비밀을 공개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국방부에 자료 공개를 요청했으나 ‘국가 기밀’을 이유로 거부당했다. 중앙정보국(CIA) 국장 출신인 조지 HW 부시는 한 모금 행사에서 “미국인들은 진실을 감당할 수 없다”고 발언했다. ‘언제 외계인과 UFO의 진실을 공개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와 버락 오바마가 외계인 논쟁에 뛰어들었다. 오바마가 팟캐스트에서 “외계인은 존재한다”고 발언하자 트럼프가 “기밀을 누설했다”고 비

    3. 3

      [사설] 러·우 전쟁 장기화, 중동도 전운…힘이 지배하는 국제 질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5년째로 접어드는데도 출구를 못 찾고 끝없는 소모전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엊그제 열린 세 번째 ‘3자(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도 이렇다 할 성과 없이 끝났다. 핵심 쟁점인 영토 분할 문제를 둘러싼 간극이 좁혀지지 않아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첫날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장담했지만 종전은커녕 2차 대전 이후 최악의 전쟁으로 기록될 판이다. 벌써 양측 사상자만 러시아 120만 명, 우크라이나 60만 명 등 200만 명(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추산)에 육박한다. 러시아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우크라이나 상황은 말 그대로 한계점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후방 도심 에너지시설 공격으로 민간인 피해가 눈덩이인 데다 빼앗긴 영토를 되찾을 가능성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11월 중간선거를 의식한 미국이 타협을 종용하고 있어서다. 미국이 때로 러시아를 역성들고 국제사법재판소(ICC) 체포영장이 발부된 푸틴이 여전히 활개 치는 모습에서 냉엄한 국제 질서를 새삼 확인하게 된다.러·우전쟁뿐만이 아니다. 강 대 강 힘의 충돌과 이로 인한 현상 변경이 세계 각지에서 잇따른다. 이란이 핵프로그램 폐기를 거부하자 미국은 2003년 이라크 침공 이후 최대 규모 군사력을 중동지역에 집결시켰다. 당장 이번 주말에라도 타격할 태세다. 화약고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최고조인 상황에서 트럼프가 막 출범시킨 ‘평화위원회’라는 생소한 기구가 유엔 대신 해결사로 나선 점도 종전에 볼 수 없던 일이다. 선뜻 예상하기 힘들던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을 미국이 감행한 데서도 국제정치의 뉴노멀이 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