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부터 교과내용 감축…창의ㆍ인성교육 강화
7월부터 수업방법 바꿔 '블록타임제' 도입


2014년부터 초중고 학생들이 배우는 학습내용이 20% 이상 줄어든다.

대신 남는 시간에 창의적 체험활동을 강화하도록 수업방법을 바꾸기로 했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3차 교육개혁 대책회의에서 '창의성과 인성 함양을 위한 교육내용ㆍ방법ㆍ평가체제 혁신 방안'에 이런 내용을 담아 보고했다.

교과부는 과목, 학년 간 중복되는 내용을 줄이고 교과별 단원, 주제 수를 조정해 학습내용을 20% 이상 감축하기로 했다.

내년 교과 개편안을 고시하고 2012~2013년 교과서를 바꿔 2014년부터 단계별로 적용한다.

내년부터 학기당 과목 수를 현행 10~13개에서 8개 이하로 줄여 각 학교가 수업시간을 교과별로 20% 범위에서 자율 운영토록 했다.

이와 관련, 일선 학교들이 줄어든 학습부담을 창의ㆍ인성 교육에 과감히 투자하도록 강제하는 방안이 있느냐는 `현실론'이 나온다.

또 전체 수업시간은 그대로여서 학습부담은 마찬가지라는 회의론과 교과별 수업시간을 자율화하면 오히려 국ㆍ영ㆍ수 편중을 심화하는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교과부 혁신 방안에 따르면 일단 현장 교사들이 지적하는 과도한 학습량은 현저히 줄어든다.

교과부는 국어와 사회, 과학과 기술 등 다른 과목에서 공통으로 배우는 내용은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복안이다.

남는 시간에는 기업, 대학의 기부 등을 유도해 봉사, 동아리 등 학교 밖 창의적 체험활동을 강화한다.

교과부는 "지식뿐 아니라 창의성과 인성을 고루 갖춘 인재를 원하는 사회적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과부는 우선 학생들의 문제해결 능력, 리더십을 강화하자는 취지로 7월부터 교과 특성을 살린 사례중심 학습, 팀 프로젝트, 토론, 실습 등 다양한 수업방법을 도입키로 했다.

이는 자율형ㆍ기숙형ㆍ마이스터고 등 고교 다양화 대표학교(258개)와 특목고(134개) 등 2천700개 학교에 먼저 적용된다.

대학 강의처럼 2~3시간씩 연달아 진행할 수 있는 '블록타임제'도 운영된다.

역시 2학기부터 교과별 내신평가 때 서술형 평가를 확대하고, 수행평가도 시기를 예고하고 나서 수업시간에 글쓰기, 토론, 발표 등을 관찰하는 평가로 내실을 기한다.

창의, 인성 요소를 평가해 반영하는 입학사정관 전형을 확대하되 토플, 토익, 텝스 등 사교육 유발 요소는 배제하기로 했다.

교과부는 교육과정이 바뀌면서 넘치는 교사(1천300명 예상)는 입학사정관제 준비 등을 위한 진로상담 담당으로 전환토록 유도키로 했다.

이주호 교과부 차관은 "20% 이상 감축 안은 오랫동안 연구해온 가이드라인이다.

과감하게 정리할 건 정리하겠다"며 "우리 아이들이 시험 성적은 높지만 흥미도는 떨어진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다.

아이들에게 너무 많은 지식을 투입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교육이란 판단에서 마련된 방안이다"고 설명했다.

이 차관은 과원 교사 활용 방안에 대해 "진로상담 교사는 400여명에 불과하다.

과원 교사를 진로 진학 상담으로 돌리는 것은 퇴출이 아니라 새로운 선택이라 큰 반발은 없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